ⓒ2008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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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산! 뫼산! 큰소리로 따라해 봐요” 우렁찬 목소리로 한자를 읽는 박한욱(70)할아버지. 그는 70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있고 또렷한 음성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 할아버지가 어린이집에서 일한지 약 1년 정도. 작년부터 어린이집을 돌며 한자를 가르치기 시작한 할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어린이 집에서 수업 할 때 ‘내가 아직 세상에 도움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기력해지고 사회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데, 일을 하고 나서 부터는 자신감도 생기고 신바람이 난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또한 “집사람도 일을 하러나가니 뿌듯해 한다”며 “용돈이 궁하지 않아도 일자리는 노인 자신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할아버지의 씩씩하고 호탕한 한자수업에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대 만족이라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은 “박 할아버지가 오시면 큰 목소리에 아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아이들에게 국가관이나 예정교육까지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박 할아버지는 수업시간에 한자수업 말고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아이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전쟁이야기나 역사이야기도 틈틈이 들려준다.

“아이들이 다 내 손자같고 예뻐서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기 위해 노력해요.” 매번 수업 시간이 모자랄 정도지요.” 박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더 애정을 쏟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은 한자 선생님 박 할아버지에게 고사리 손으로 매번 편지를 써서 준다. 색종이를 곱게 접어 쓴 편지에는 아이들의 사랑과 정성이 넘친다. 박 할아버지는 편지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웃음이 나고 더 잘 가르쳐야 겠다는 의지가 생긴다고 전했다.

박 할아버지는 “아직 일할 수 있는데 조기 퇴직으로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우리 나이에는 예전 경력과 경험을 살려 일할 수 있는 교육형 일자리가 좋다.

이런 일자리가 더욱 많아져 자신의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인들이 많이 생겨 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할아버지는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한자 프로그램과 한자게임 등을 개발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1대1교육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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