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전설을 보면 성경의 창세기와 비슷한 남녀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가 나온다.

내용을 보면 남자를 만들고 난 뒤에 조물주는 고체 재료를 모두 다 써 버렸다. 고민 끝에 조물주는 달의 둥근 선, 갈대의 가냘픔과 꽃송이의 부드러움, 잎사귀의 가벼움과 햇빛의 눈부심, 조각조각 걸려 있는 구름과 정처 없이 부는 바람, 토끼의 겁 많음과 공작의 허영심을 섞어 여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남자와 짝지어 주었다.

일주일 후 남자는 조물주에게 와서 말했다. “주여, 당신이 제게 주신 피조물은 저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쉴 새 없이 지껄이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귀찮게 합니다. 도저히 그녀와 함께 살 수가 없어 되돌려 드리러 왔습니다.”

다시 일주일 후 남자는 조물주에게로 되돌아와서 “주여, 여자를 보낸 후 제 생활이 어떤지 아십니까? 저는 마음이 텅 비어 그녀 생각만 합니다. 춤추며 노래하고 재잘거리고 밝게 웃던 모습이 보고 싶어 미칠 지경입니다”고 말했다. 조물주는 다시 여자를 되돌려 보냈다.

사흘 후 남자가 조물주를 다시 찾아왔다. “주여 저는 뭐가 뭔지 통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제발 다시 데려가 주십시오.” 조물주는 대답했다. “정말이냐?” 그러자 남자는 이렇게 외쳤다. “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함께 살 수도 없고, 없이도 살 수가 없으니!”

남성 중심적인 내용이지만 남자와 여자관계, 또는 부부간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다. 여자가 남자와 함께 있으면 거칠고 무뚝뚝하며 독선적인 태도에 질려 떠나버리고 싶을 테고 그래서 헤어져 있으면 남자의 남성다움과 듬직한 면을 아쉬워하며 다시 같이 있게 된다.

남녀의 만남, 특히 부부의 삶이란 고움과 미움, 정듦과 정떨어짐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게 아닌가 싶다. 연애시절과 신혼 초에는 싸움도 격렬하게 하고 사랑의 표현도 확실하게 하다가 서로의 장단점을 알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중년과 노년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 젊을 때는 그리도 날카롭던 감정과 음성의 칼날도 나이가 들면 조금씩 마모돼 무뎌지게 된다. 그래서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서로의 표정만 봐도 알 수가 있고 목소리도 약해져서 될 수가 있으면 하고 싶은 얘기도 마음속으로 삭이면서 살게 된다.

모든 감정과 상황이 이러하니 부부간의 성과 중년의 성욕이 왕성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많은 외도와 이혼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법적으로 성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강하게 처벌을 하고 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부가 많다.

현재 알려진 발기부전에 대한 통계를 보면 남성 10명 중 9명은 40대에 발기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고 연령대별로 발기부전 발병률을 보면 40대 40%, 50대 50%, 60대 60%, 70대 70%로 증가한다.

심리적 위축감, 사회생활의 스트레스와 육체적인 운동부족으로 전반적인 성욕 저하와 발기력 저하는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사회의 무력감으로 내재돼 있다. 현장에서 대하는 비뇨기과 의사로서 성에 대한 상담과 질문, 성에 대한 도덕적인 해이감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과음이 문제였다면 당장 술을 끊어야 하고 당뇨,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이 문제였다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당장 몸만들기에 착수해야 한다. 한두 번 졌다고 전투의지까지 상실한다면 영원히 패배하게 된다. 다른 분야에서처럼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투지’가 여기서도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50대 혹은 60대가 되면 성생활도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성생활에서 은퇴란 없다. 적당한 운동과 절제된 생활, 자기관리를 하면 노후에도 얼마든지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의 성문제를 너무 희극적으로 묘사하거나 터부시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사실 우리 정서는 50~60대 점잖은 신사의 비뇨기과 방문을 사시(斜視)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당뇨나 고혈압이나 성기능상실은 모두 그 뿌리가 같다. 노화와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긴 같은 뿌리의 질병들이다.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병원에서 적절한 처방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남성의학은 ‘쾌락의학’이 아니라 마음과 육체의 은밀한 병을 고치는 의술이다.

코넬 비뇨기과 조은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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