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자립생활에 대한 장애인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정책 대안 모색과 효율적인 주거정책 전달체계의 수립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일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주거복지는 주택이 없는 사람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부적합한 주택에 거주하는 자가 주거수준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주거가 불안정한 자를 보호하는 등 공공부문이 사회복지 차원에서 모든 사회구성원이 누릴 최소한의 주거수준을 보장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장애인주거복지는 장애인 당사자 가족이 통합된 지역사회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복지가족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전국 4만가구와 1,000개 사회복지 시설을 대상으로 ‘2005년 장애인 실태조사’를 실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총 장애인 수는 215만명으로 인구 1만명 당 459명이 장애인이다. 이 중 재가 장애인은 2000년 140만명에 비해 69만명이 늘어난 209만명,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4만7,000여명이다. 장애인 출현율은 2000년 3.09%에서 4.59%로 늘었다 또한 가구원 중 장애인이 있는 장애인 가구수는 194만가구로 추정돼 전국 가구 1,586만가구의 12.3%에 달한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사무총장은 이처럼 장애인 인구가 증가하지만 대체로 취업기회를 갖지 못해 소득은 매우 낮은 반면 치솟는 집값으로 인한 주택구입 비용 및 월임대료의 부담은 과중한 상황에서 몇 푼 안 되는 정부 보조금에 의지해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장애인주거복지’라는 용어 역시 학술적으로 정의된 바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속연구를 촉구했다.

남 사무총장은 몇몇 장애인 주거대책이 나와 있음에도 까다롭고 애매한 규정 때문에 접근이 용이하지 않고 재고와 물량이 부족하자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단신 및 2가구 동거형 입주방안 ▲청약저축 가입 및 활용 ▲국민임대주택의 장애인특별공급 개정과 정보 활용 ▲매입임대입주 순위부여 조정 필요성 ▲그룹홈 운영 특례 ▲장애인 전세보증금융자 개선 등이 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주거복지 개념의 확립과 양적·질적지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적성해 IL자원센터 전정식 소장은 “탈시설화 패러다임 속에서 많은 장애인들이 자립에 도전하지만 상당수가 포기하고 돌아오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 주거의 문제가 있다”며 지적했다. 이를 위해 물리적·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했는데, 이는 장애인에게 주거 준비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70%가 구입자금이 없다고 답한 것에 대한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 소장은 장애인들이 정책의 만족도를 30%이고 정책인지도가 50%가 넘지만 활용도가 20%라는 조사 결과에서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전달체계의 미흡 때문이라며, 지역사회 장애인 주거정책 전달체계로 ‘장애인 주거지원 위원회’를 제안했다. 이는 주거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이 신청을 하면, 장애인과 각계 전문가와 NGO등이 참여해 필요 이유와 그 정도를 파악, 적절한 정책과 자원을 찾아내 방안을 마련해 주는 방법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내년 장애인 가구 실태 조사를 준비 중인 국토해양부 주거복지기획과 김영아 사무관이 참석해 관련기관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사무관은 “이러한 자리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며 “다양한 계층의 문제제기를 통해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내년 실시될 장애가구실태조사를 통해 산출된 자료를 기초로 대안을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 ‘굳이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정책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제기를 하는 사람들과 관련 기관들을 설득시키기는 일을 혼자 하기에는 벅차다며 아이디어와 현장목소리를 전달해 충실한 제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남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승기 교수는 “관련 국가기관에서 목표의식이 없는 것 같다. 논리개발까지 장애계가 하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으나, 김 사무관은 “기존제도 이용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조사를 시작했고, 특정대상 개발을 위해서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다. 기관 또한 충분히 노력하고 그 방법을 찾아 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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