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증상은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경험하게 된다. 증상이 일시적 혹은 계속 반복될 때도 있으며,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어지러운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현훈(眩暈)이라고 하는데 동의보감에 중풍의 시초라고 적혀있다.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되고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중풍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어지러움증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환자의 증세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양방에서의 원인을 찾아보면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관 중에서 귀에 있는 전정기관의 질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감염이나 약물중독, 수술후유증 등으로 말초성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고 뇌순환장애나 종양 등으로 인한 중추성 현기증도 간혹 있다. 전정기관의 이상이 아니라도 빈혈이나 백혈병, 심장병, 갑상선질환, 갱년기장애, 신경증 등도 현기증을 일으킨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도 흔히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앞서서 얘기했듯이 한방에서는 어지럼증을 현훈이라고 하는데 치료는 질병의 종류에 상관없이 개인의 증상을 종합하여 변증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 평소에 양의 기운이 강한 사람이 급작스레 분노를 참지 못하게 되면 간기운이 치솟으면서 화가 올라오고 얼굴이 붉어지고 입이 쓰며 혀가 붉은 색이 된다. 이를 간양상항이라 하며 간기운을 내리고 화를 식히면서 음기를 보하는 약으로 치료한다. 이런 사람들은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오래 두지 말고 바로 풀어버리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또 기혈이 허해서 오는 어지럼증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대개 안색이 창백하고 입술, 손톱이 모두 혈색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말하기도 싫을 정도로 심한 피로를 느끼는데 비위를 튼튼히 하고 양기를 보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또 신정부족에서 오는 어지럼증은 이명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무릎이 시큰거리며 때로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혹은 사지가 차기도 하다. 과도한 성관계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제있는 생활과 함께 신정을 보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담음은 우리 몸에 불필요한 비생리적인 체액인데 이것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임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서 늘 구역질이 나고 조금만 많이 먹어도 답답해지며 설태가 두텁고 지저분하다. 멀미가 심한 특징이 있는데 담음을 삭히고 습기를 제거하는 처방으로 치료하며 특히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개 어지러우면서 머리가 아픈 경우는 두풍증(頭風)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머리에 바람이 들어가서 생기는 증세이다.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 30대에서 50대 사이의 여성에게 주로 생긴다. 머리가 띵한 증상과 함께 멀미를 하듯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것이 특징이다. 얼굴과 두피(頭皮)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어떤 때는 감각이 전혀 없다. 코가 막히면서 항상 감기 기운이 있고, 눈이 아프고, 귀가 멍하니 잘 안들리기도 한다. 심하면 토하기도 하고, 음식의 맛도 잘 모르며 하품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현대의학으로 검사상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방으로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동의보감에 나이가 50대가 되면 간의 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적혀 있다. 쉰 살이 되면 그동안 열심히 일한 오장육부가 하나씩 휴식을 취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쉰 살 이후에는 허로란 증상이 기본적으로 누구나 다 있게 된다. 쉰 살 이후에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난다면 몸을 보하고 뇌수를 채워주는 보약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혹시 어지러운 증상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며 진찰을 받으시길 바란다.
익산성원한의원 원장 강병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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