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 보면 남자는 양체(陽體)여서 음(陰)이 모자란지라 그 쇠(衰)함이 신(腎)으로부터 시작하니 40살에 이르면 생기(生氣) 원천(源泉)인 신기(腎氣)가 쇠(衰)하므로 근기(根氣)가 쇠(衰)해지니 머리카락이 떨어져 빠지고 치아(齒牙)가 말라 약해져서 푸석푸석해진다.

남자가 나이 48살에 이르면 양기(陽氣 太陽·陽明·少陽氣)가 위에서 쇠(衰)하여 얼굴이 온통 거무스레 타들어 가고 마르며, 머리카락이 비로소 희어진다. 중년 남자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전신 증세로는 성욕감퇴, 발기력 감퇴, 피로감, 소화장애, 체중감소 등을 들 수 있으며, 그 밖에 땀이 많이 나고 소변을 자주 보며 털이 빠지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증세로는 집중력 상실, 업무생산성 감퇴, 기억력 감퇴, 우울, 불면, 불안, 좌절감, 강박관념, 두통, 요통 등이 나타난다. 순환기 장애로는 현기증과 심장박동 증가, 피부위축 등이 나타난다.

중년 남자에게 나타나는 이러한 증세를 '남성갱년기 장애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호르몬 변화라든가 다른 검사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갱년기 장애라기보다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적 증세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흔히들 이런 경우에 비아그라를 찾곤 한다. 요즘 비아그라에 대한 선풍적 광고와는 달리 부작용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것 같다.

한방에서는 남성다움의 근원을 정(精)으로 표현하고 있다. 옛 선인들은 정(精)을 몸의 근본이라 하여 중요시하였으며 일상 생활의 에너지 공급과 성생활을 원활히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정(精)의 작용은 후대를 존속, 계승시키고 장부의 기능과 활동을 충분하게 보장해 주며, 생장 발육 등 모든 생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정(精)이 충실하면 각 내장과 정신 및 부수적인 스테미너, 성생활 등도 충실하게 된다. 한방에서의 비아그라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두 가지 처방을 예로 들어보겠다.

첫째, 육미지황탕이 있는데 스테미너 저하로 인한 격심한 피로, 허약 증상, 간기능 저하, 갱년기장애, 성기능이 감퇴한 경우에 효과적이다. 청력이 감퇴되어 귀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거나, 식은땀이 나며 어지럽고 간혹 기침을 하면서 때때로 허리가 아픈 증상이 있을 때도 응용할 수 있다. 숙지황, 산약, 산수유, 백복령, 목단피, 택사 등을 적절히 가감하여 사용한다.

둘째로, 팔미지황환은 소화기에는 별 이상이 없으나 정력이 약한 경우, 하복부가 무력하고 피로하며 허리가 아픈 경우, 손발에 열감이 있고 소변보기가 시원하지 않으며 성욕감퇴증이 나타나고 입이 마르는 증상이 있을 때 응용한다. 숙지황, 산약, 산수유, 백복령, 목단피, 택사, 육계, 부자 등을 분말로 하여 꿀을 섞은 뒤, 오동나무 열매 크기로 둥글게 빚어 하루에 3회 50~70환씩 먹는다.

이상의 처방들은 수 천년동안 검증되고 애용되어 온 약물이므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익산성원한의원 원장 강병구 박사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