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투쟁단은 ‘장애인수용시설 반대, 탈시설권리 쟁취, 서울시청 광장 앞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지난 22일 서울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개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한 사랑의온도탑 옆에 장애인인권온도탑을 세웠다. 장애인인권온도탑은 약 영하 36.5도를 가리켰다. ⓒ2008 welfarenews
▲ 공동투쟁단은 ‘장애인수용시설 반대, 탈시설권리 쟁취, 서울시청 광장 앞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지난 22일 서울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개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한 사랑의온도탑 옆에 장애인인권온도탑을 세웠다. 장애인인권온도탑은 약 영하 36.5도를 가리켰다. ⓒ2008 welfarenews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기부, 나눔 등 따뜻한 기사와 다양한 행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장애인의 실질적인 인권 보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이하 공동투쟁단)의 규탄이 서울광장에 울려 퍼졌다.

공동투쟁단은 ‘장애인수용시설 반대, 탈시설권리 쟁취, 서울시청 광장 앞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지난 22일 서울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개최했다. 공동투쟁단은 2박 3일간의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서울광장의 스케이트장 앞에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한 사랑의온도탑이 설치돼 있다.
공동투쟁단은 장애인인권온도를 표시한 ‘장애인인권온도탑’을 사랑의온도탑 옆에 세웠다. 사랑의온도탑은 약 37도, 장애인인권온도탑은 약 영하 36.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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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투쟁단은 “더 이상 장애인이 죄인처럼 수용시설에 살아가는 것을 반대한다”며 “지역사회에서 배제되고 격리된 채 살아가야만 하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수용시설은 그 자체로 반인권적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동투쟁단에 따르면, 서울시 등록장애인은 35만8,000명에 달한다. 서울시 관할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살아가는 중증장애인의 공식적인 수는 3,300여명.

공동투쟁단은 “서울시는 서울시장애인행복도시프로젝트(이하 장애인행복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시설장애인을 위해 자립생활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했다.
하지만 2012년까지 전세 및 공공임대주택 908가구, 체험홈 35개소와 장애인영구거주그룹홈을 매년 10개소씩 만들겠다는 것만으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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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서울시’ 뒤에 초라한 ‘장애인복지’
비공식적으로라도 만나서 이야기해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남 성사되지 못해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장애인은 ‘축제의 날’을 즐기기는커녕, 올 한해도 지역사회와 분리돼 시설에 갇혀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리, 인권침해 등 시설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제기돼 왔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장애인행복프로젝트는 장애인의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한 ‘장애인불행복프로젝트’”라고 강력하게 질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투쟁단은 서울시의 석암재단 베데스다요양원(이하 베데스다요양원) 시설이전 승인 반대, 장애인자립생활지원 예산 확보를 통한 탈시설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석암재단은 장애수당 횡령 및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졌고, 이부일 전 이사장을 비롯한 시설운영진은 지난 5월과 8월 사법판결과 행정처분을 받았다.

현재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위치한 베데스다요양원은,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송마리로의 신축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석암재단측은 시설장애인의 안전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베데스다요양원 주변이 양곡택지개발지구로 묶여있고, 이전할 곳이 대중교통 등 편의시설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땅값의 차액’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가피한 상태다.

석암재단생활인인권쟁취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석암비대위) 김동림 사무국장은 “시설은 곧 감옥이다. 서울시는 우리를 더 이상 외진 곳으로 가지 않게 해 달라. 나아가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 ‘비전 하우스’를 풍자한 퍼포먼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가면을 쓴 사람이 나와 경제도시·문화도시·복지도시·환경도시 서울을 제시하고 있는 비전하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퍼포먼스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서울시의 무관심과 무지함을 비판했다. ⓒ2008 welfarenews
▲ 서울시의 ‘비전 하우스’를 풍자한 퍼포먼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가면을 쓴 사람이 나와 경제도시·문화도시·복지도시·환경도시 서울을 제시하고 있는 비전하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퍼포먼스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서울시의 무관심과 무지함을 비판했다. ⓒ2008 welfarenews

공동투쟁단은 “이제 장애인을 수용시설에 가두기 위해 투여하는 예산을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예산으로 대폭 변경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행복프로젝트는 장애인이 서울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게 다시 짜여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투쟁단은 서울시의 ‘비전 하우스’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청 홈페이지(www.seoul.go.kr)를 통해 경제도시·문화도시·복지도시·환경도시 서울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을 담은 비전하우스를 공표하고 있다.

퍼포먼스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가면을 쓴 사람이 나와 비전하우스를 설명, ‘장애우’ 발언 등 장애인에 대한 서울시의 무관심과 무지함을 나타냈다. 공동투쟁단으로부터 실내화 세례를 받기도 했다.

기자회견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바라는 사항을 각자 종이에 적어 상자에 모아 담으면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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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자회견 진행 중 일부 장애계단체 활동가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 ‘나우 스타트 2009(Now Start 2009)’ 출범식이 열리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로 이동했다.
공동투쟁단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

그러나 경찰 및 서울시측의 제지로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공동투쟁단은 다음날인 23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과 크리스마스트리 근처에서 시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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