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감수성 제고, ‘행사 후기’에 그치다
장애 감수성 제고, ‘행사 후기’에 그치다
  • 최지희
  • 승인 2009.01.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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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정책 및 사업을 펼치기 위해, 정치인 또는 해당 기관의 직원들이 ‘장애체험’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지난 2007년 4월경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와 서울특별시의회 보건사회위원회는 ‘이지 무브(Easy Move)’라는 표어 아래 ‘서울시 장애인 대중교통 체험 및 간담회’를 개최했다.

여기에 서울특별시의회 소속 의원들과 서울시 공무원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수동휠체어를 타고 대중교통을 체험했다.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확인하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서울시의원 및 공무원 20여명은 지하철을 타고 2호선 시청역에서 신촌역까지 이동한 뒤, 저상버스를 이용해 신촌역에서 광화문까지 이동했다. 장애인대중교통체험을 한 서울시의원 및 공무원의 소감은 하나같았다. ‘혼자서는 절대 이동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

서울시의원들은 지하철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 단차를 지적했고, 저상버스 경사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 등 또한 발견했다.

그러나 휠체어 리프트 추락사고 등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2007년 11월 여성장애인이 저상버스에서 내리던 중 전동휠체어가 버스와 승강장 사이의 단차를 이기지 못하고 뒤로 넘어진 사건이 발생했다. 2008년 4월 화서역 리프트 추락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약 2년이 흐르고, 2009년을 맞이했다. 2006년 1월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이 시행됐지만, 3여년간 장애계단체는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정책국 직원 20여명은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재활원을 방문해 장애체험프로그램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3시간에 걸쳐 휠체어체험, 시각장애체험, 편의시설장애체험 등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정치인 및 공무원에게 ‘장애’는 어떤 의미로 와 닿을까?
지금과 같은 장애체험은 ‘불편하고 힘들구나’하고 느껴보는 일회성 행사일 뿐이다.
우리 중 누군가가, 언젠가 홀로 휠체어를 움직여 이동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장애는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

장애 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해 개최된 것인 만큼, 진정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이 이뤄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