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언제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며
죽음의 리프트 위에 곡예하며 이동해야 하는가

오늘은 8년 전,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수직형 리프트를 이용하다 리프트 추락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며 투쟁하였다.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은 '장애인들게 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서울시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하였으며, 2005년에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지하철역사에서 장애인들은 살인기계인 장애인리프트를 이용하며 이동하고 있다. 그 결과 어제 오이도역 리프트추락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둔 21일 장애인이 리프트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는 참담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21일 오전8시45분경, 도시철도 삼각지역 B3층 환승통로(4호선에서 6호선)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여성 최모(63세, 지체1급)씨가 고정형 수동휠체어용 리프트를 타려고 하다가 추락하였다. 현재 부상자는 고대구로병원에 입원 중에 있으며 외쪽 손목골절, 양쪽 발목에 금이 가고 왼쪽 눈 안구가 파열되는 등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 당시 리프트 이용할 때 공익요원이 있었지만 추락을 방지함에 있어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하였다. 그것은 지난해 화서역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사망한 사고처럼 리프트 자체가 전동스쿠터를 타고 이동하기에 그 자체로 위험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삼각지역 역무원과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사건접수도 하지 않고 병원의 응급처치만 받게 한 뒤 집으로 돌려보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 그 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 이하 회원들이 삼각지역에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종결된 사건이라며 사건을 무마하기에만 급급했다. 우리는 삼각지역 역무원들과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사건을 오히려 축소하고 은폐하려 했다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번 삼각지역 사건으로 지하철에 아직도 이용되고 있는 리프트는 분명히 '살인기계'임을 또다시 확인한 사건이다. 언제까지 장애인들이 지하철에서 죽음의 리프트 위에서 곡예하면서 다녀야 하는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었지만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리프트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다치고 죽는 일을 끝내야한다. 서울시 대중교통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하여 사과하고, 즉시 서울시의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즉시 이행할 구체적 계획과 예산을 집행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삼각지역 리프트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하라!

하나. 서울시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미설치 역사와 환승구간에 대하여 즉각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

하나. 서울시는 지하철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리프트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계획을 즉각 수립하라!

하나.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사고자에게 피해보상을 약속하라!

2009년 1월 2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애인이동권연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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