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도시철도 삼각지역 4호선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리프트를 이용하던 중 추락해 중상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를 당한 최OO(63·지체장애1급)씨는 현재 왼쪽 속목골절, 양쪽 발목에 금이 가고 왼쪽 눈 안구가 파열되는 등 심각한 부상으로 몇 번의 수술을 거쳐 입원중이다.

최씨의 보호자는 현재 팔과 다리의 골절이 심각한 상태이며, 안구를 감싸고 있는 뼈가 부러져 수술을 했고, 머리로 피가 쏠려 혹이 생겼다고 그 심각성을 전했다. 또한 “장애인인 어머님의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된다”며 “이러한 상황에도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역 관계자에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2009 welfarenews
▲ ⓒ2009 welfarenews
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고목격자인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윤희 활동가는 사고 현장과 대처에 대해 증언했다. 최 활동가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공익요원이 있었지만 추락을 방지함에 있어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했다. 공익요원은 장애인이 리프트를 사용하는 중에도 성의 없이 바라보기만 했고, 속도조절을 못한 최씨는 앞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거리를 두고 서있었던 공익요원이 이를 방지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최씨는 계단 중간에, 휠체어는 계단 끝에 떨어졌다.

또한 사고와 관련해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삼각지역과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경찰에 사건접수를 하지 않았고, 병원의 응급처치만 받게 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분노했다. 또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회원들이 사고 후 역에 찾아갔지만 “종결된 사건이라며 무마하기에만 급급했다”며 “개인의 과실로 사건을 취급했다”고 전했다.

역에서 개인과실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이유는 현재 역에 설치돼 있는 구형리프트는 전동휠체어의 사용이 금지 돼있지만 이를 숙지하지 못한 최씨가 리프트를 사용했다는 것.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나온 반박은 공익요원이 자리에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는 못했다는 점이다.

전장연 최용기 공동대표는 “리프트 추락 사망사고였던 오이도역사건 이후 장애계의 가열 찬 투쟁이 있었지만 지하철의 ‘살인기계 리프트’는 여전하다”고 발언했다. 최 공동대표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는 5호선에서 8호선까지 역에는 158개 리프트가 있는데 이중 87개의 구형 리프트가 있고, 이는 앞으로의 사고가 더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시설물 개조 및 보수와 빠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사고당시 ‘허수아비’일 수밖에 없었던 공익요원의 태도를 지적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역과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책임 있는 답변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현재 구형리프트를 신형리프트로 변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서울도시철도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관해서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보상하겠다”며 “사고 피해자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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