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하거나 길을 걷다가 발목을 삐어서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 중에는 과거에 삔 자리를 또 삐어서 왔다며 ‘왜 잘 안 낫느냐’고 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 그것은 처음 다쳤을 때 충분히 치료하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충분히 치료한 듯해도 이미 인대가 약화된 경우가 많다.

어떤 분들은 기브스를 몇 주 아니 몇 달 동안 했는데 안 낫는다고 한의원으로 오는 분도 있다. 발목의 뼈에 금이나 골절이 된 경우를 제외한, 인대가 늘어난 경우 즉 염좌일 때는 기브스를 하는 것이 별 큰 의미가 없다. 인대의 이완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기브스를 하는 것은 단지 활동을 억제하여 자가치료를 원활히 유도하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인대는 힘줄이다. 그러니 힘을 주는 것에 쓰이는데 힘을 주지 않으면 그만큼 부담이 줄기 때문에 기브스는 안 쓰도록 고정시키는 역할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피곤한 사람이 영양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쉬면 낫는 것처럼 기브스는 안 쓰게 하는 것과 똑같은 기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방법은 아주 단순한 원리만을 생각한 것이고 그와 연관된 복합적인 상황은 덜 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석고로 기브스를 하면 덜 움직이게 되면서 동시에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몹시 차가운 기운을 받게 된다. 안 그래도 차가운 계절에 차가운 기운을 더 받도록 해놓았으니 얼마나 부담이 될까. 그리고 자가치료라는 것도 혈액순환이 되어야 잘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혈액순환의 속도가 느려지고 탁한 혈액이 만들어지니 꼭 좋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한의원에서는 일단은 침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 이후는 인대를 지속적으로 보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인대를 지속적으로 보강시키는 방법은 약물도 있고 스스로 스트레칭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침 치료는 일단 주요 혈자리의 기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고 더불어 사혈요법을 시행하는데 사혈요법은 염좌된 곳의 어혈을 직접 밖으로 빼주면 그곳에 새롭게 혈액순환이 되면서 통증이나 시큰거림을 없애줄 수 있다. 인대의 손상이 심할 경우에는 발목주변의 혈자리와 아시혈에 구를 뜨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구란 쑥으로 뜸을 뜨는 것이다.

스트레칭의 방법은 편안하게 누워 몸을 완전히 이완시키고 발목을 따뜻한 수건으로 5분 이상 찜질 한 후 발뒤꿈치를 손으로 감싸 잡고 가볍게 당기도록 한다. 당길 때는 가볍게 당기고 놓을 때는 빨리 놓는 방법을 쓴다. 매일 10분정도 시행하면 좋다.

관절의 염좌는 웬만하면 이 정도로 쉽게 치료된다. 관절은 삐었다 해도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볍게 당겨주는 것으로 그 돌아가고자 하는 힘을 도와주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익산성원한의원 원장 강병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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