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년경에는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2020년이면 개구리 등 양서류가 멸종되고, 2050년이 되면 지구상에 있는 생물체의 20~30%가 없어진다.”

이것은 핵전쟁이나 혜성 충돌로 인한 지구멸망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지구의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IPCC(유엔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보고서다. 인류의 멸망을 경고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계기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IPCC를 선정했다.
고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운 ‘불편한 진실’로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바 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에 불참하고 있는 미국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어와 함께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IPCC는 유엔 산하의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위험요소들을 평가하기 위해 1988년 11월 공동으로 설립한 조직이다. IPCC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과학적 기술적 사실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고, 국제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유엔 산하 정부 간 협의체 성격을 띠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지역은 아시아

IPCC는 지난 4월 세계 130여개국 과학자 2,500명이 6년간 연구 끝에 발간한 제4차 보고서를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표했다. KBS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 열대성 폭우, 가뭄, 생물멸종, 인간의 질병 등 온난화로 인한 재앙과 인간의 피해를 경고했다.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지역은 아시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기온은 1970~1990년과 비교할 때 2020년경 섭씨 1도 상승하고, 2050년에는 2~3도, 2080년에는 3도 이상 올라간다. 이로 인해 대규모 기상재해가 자주 발생해 생물들이 멸종하고, 인류가 가뭄이나 식량부족에 시달리며, 질병이 확산되어 인류가 파멸되는 엄청난 재앙이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온도상승으로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내려 2080년에는 해안선의 30%가 유실되어 바다로 변하면서 1,500만 명이상이 수해를 당하게 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2020년이면 변온동물인 개구리 도룡농 등 양서류가 멸종한다. 세계 인구 중 4억~7억 명이 필요한 만큼의 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2050년에는 10억~20억 명, 2080년에는 최고 32억 명이 물 부족으로 갈증에 시달리게 된다. 아시아 주민 10억 명 이상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뭄으로 곡물생산량이 30%이상 감소하게 된다.

보고서는 식량의 경우 기온상승으로 고위도 지방의 농토가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저위도 경작지역에서는 경작이 불가능해져 2080년이 되면 3,000만 명에서 1억2,000만 명이 기근의 위협을 받게 된다. 높은 기온으로 모기나 진드기 등의 서식범위가 늘어나 말라리아, 콜레라 등 질병이 확산되고, 대기 중 오존의 증가로 심장질환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2030년이면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사망자 속출

환경부의 ‘한반도 예측사례’는 2020년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섭씨 1.2도 상승하며, 강수량도 11% 증가한다. 2080년이 되면 전국 평균 벼 수확량이 14.9% 감소한다. 특히 서남해안지역의 피해가 심해 전남지역은 20%가량 벼 수확량이 줄고, 기상이변으로 홍수피해가 늘어난다.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서울의 경우 2032년에는 50명, 2051년이 되면 640명 정도가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수면은 매년 0.1~0.6cm씩 올라가 2100년에는 최고 59cm가 상승해 연안지역 대부분이 바다 속으로 잠길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대피로가 없는 멸종의 하이웨이’라고 부른다. 지구를 살리는 길만이 인류의 멸망을 막는 길이다.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왕길남(전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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