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 장애인 열차 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지난 11일 성북역 내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 앞에서 개최했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을 관할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와 사고 기관사가 소속돼 있는 한국철도공사 서부지사를 상대로 ▲가능역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모든 역사에 안전요원 배치 및 리프트 사고에 대한 대책 등 재발방지 계획 수립 ▲모든 역사와 환승구간에 엘리베이터 설치 ▲이씨에 대한 피해보상 약속을 요구했다. ⓒ2009 welfarenews
▲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 장애인 열차 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지난 11일 성북역 내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 앞에서 개최했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을 관할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와 사고 기관사가 소속돼 있는 한국철도공사 서부지사를 상대로 ▲가능역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모든 역사에 안전요원 배치 및 리프트 사고에 대한 대책 등 재발방지 계획 수립 ▲모든 역사와 환승구간에 엘리베이터 설치 ▲이씨에 대한 피해보상 약속을 요구했다. ⓒ2009 welfarenews

장애인이 전동차 탑승 중에 전동차가 출발해 장애인이 크게 다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모(여·24·뇌병변장애 1급)씨는 가능역에서 서울로 가기 위해 수동휠체어를 타고 전동차에 올랐다. 이씨가 탑승을 다하기도 전에 전동차가 출발했고, 달리는 전동차에서 이씨는 휠체어와 함께 승강장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이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며 오른쪽 등과 허리, 대퇴부, 다리 등에 타박상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전동차 소리가 들리는 환청 등 정신적 고통도 겪고 있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확한 결과는 추가적으로 검사를 받아봐야 알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씨는 “휠체어를 끌고 뒤로 들어갔다. 오른쪽 바퀴가 다 들어오지 않아 넣기 위해서 양쪽바퀴를 손으로 잡고 있는데 문이 닫히고 출발했다. 밖으로 몸이 나오면서 끌려가기 시작했고, 튕겨져 나왔다. 어떤 분이 가방과 방석을 주워줬고 휠체어에 앉혔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들고 나서는 휴대폰 최근기록에 있는 번호로 연락했다”며 “어머니가 도착해 자동차를 막 탔을 때는 아픈 줄 몰랐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긴장이 풀렸는지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모(여·24·뇌병변장애 1급)씨는 이번 사고후유증으로, 전동차 소리가 들리는 환청에 시달려 잠을 못 이루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2009 welfarenews
▲ 이모(여·24·뇌병변장애 1급)씨는 이번 사고후유증으로, 전동차 소리가 들리는 환청에 시달려 잠을 못 이루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2009 welfarenews
이씨의 부상 모습(오른쪽 등 뒤와 엉덩이 부위). 사진제공/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 ⓒ2009 welfarenews
▲ 이씨의 부상 모습(오른쪽 등 뒤와 엉덩이 부위). 사진제공/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 ⓒ2009 welfarenews
이씨가 사고 당시 타고 있었던 수동휠체어.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사진제공/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 ⓒ2009 welfarenews
▲ 이씨가 사고 당시 타고 있었던 수동휠체어.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사진제공/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 ⓒ2009 welfarenews

철도사고 급보 서식에 따르면, 사고 발생 시간은 점심시간인 오후 12시 27분. 사고 당시 가능역사 안전요원은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어머니가 사고를 확인하기 위해 CCTV 자료를 요청하기 전까지 사고가 발생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

한국철도공사 의정부그룹역 박희범 대표역장에 따르면, 가능역에는 공익근무요원 총 6명이 하루 2명씩 3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주간근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근무는 오후7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단, 공익근무요원 1명은 항시 근무하고 있다.

박 대표역장은 “앞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익근무요원이 현장에 꼭 근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이하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 장애인 열차 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지난 11일 성북역 내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 앞에서 개최했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을 관할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와 사고 기관사가 소속돼 있는 한국철도공사 서부지사를 상대로 ▲가능역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모든 역사에 안전요원 배치 및 리프트 사고에 대한 대책 등 재발방지 계획 수립 ▲모든 역사와 환승구간에 엘리베이터 설치 ▲이씨에 대한 피해보상 약속을 요구했다.

한국철도공사 강병수 북부지사장이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와의 면담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09 welfarenews
▲ 한국철도공사 강병수 북부지사장이 가능역장애인열차사고공동대책위원회와의 면담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09 welfarenews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 “CCTV 자료 공개 권한 없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 “진실 은폐 의도 아니냐”
성북역도 휠체어리프트 사고 및 전동차 사고 발생 가능성 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국철도공사 강병수 북부지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서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크게 두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파손된 이씨의 휠체어의 행방과, 사고 당시 CCTV 자료 확인 가능 여부다.

강 북부지사장은 “휠체어 행방을 모른다. CCTV 자료 공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으며 “휠체어 행방 및 CCTV 자료 공개는 내부적인 조사를 거쳐야 된다”고 반복했다.
한국철도공사 영업팀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한 직원은, CCTV 자료 공개 권한이 홍보팀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가능역에서는 휠체어를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에 넘겼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지하철역사 휠체어리프트 사고가 있었을 때마다, 관할 지사장이 CCTV 자료 공개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공개했다”며 “지사장도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을 홍보팀이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강 북부지사장은 ‘은폐 의도는 없다’며 면담이 끝날 때까지 일관된 입장을 취했고,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의 4가지 요구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서면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성북역에 설치돼 있는 구형 리프트. ⓒ2009 welfarenews
▲ 성북역에 설치돼 있는 구형 리프트. ⓒ2009 welfarenews

한편,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 장소인 성북역 내 한국철도공사 북부지사까지 이동하는 데 이동편의시설의 허점은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먼저, 성북역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의 간격이 넓어 휠체어 바퀴가 빠질 위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보완장치가 없었다.
또한 출구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아직도 구형 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한국철도공사측이 나와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의 이동을 도와야만 하는 실태였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사무국장은 “건설교통부(현재 국토해양부)에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을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형 리프트가 사라지지 않았다”며 “장애인이 어딘가에 갈 때는 목적지가 ‘갈 수 있는 곳’인지 사전조사를 해야 하는 현실이 암울하다”며 참담함을 표했다.

가능역공동대책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대책마련이 이뤄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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