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장애인들은 언제까지 목숨을 걸고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가
<성명서> 장애인들은 언제까지 목숨을 걸고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가
  • 최지희
  • 승인 2009.05.11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명서]

장애인들은 언제까지 목숨을 걸고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가

8년 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이용하다 떨어져 돌아가신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며 투쟁하였다.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은 '장애인들께 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서울시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하였으며, 2005년에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지하철역사에서 장애인들은 살인기계인 장애인리프트를 이용하며 이동하고 있다. 지난 5월 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휠체어리프트 개선방안 권고를 발표하였다. 이 개선방안에 의하면 조속한 시일 내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설치계획이 없는 역사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수 있도록 설치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지난 5월 5일 밤 9시 55분, 서울역에서 부평역을 가기 위해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 씨(남, 38세)가 탑승을 하려는 과정에서 플랫폼과의 간격이 매우 넓어(25센티미터 정도) 전동휠체어 앞바퀴가 빠지고, 스크린도어가 닫혀버리는 과정에서 스크린도어에 의해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이 꺾이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당사자는 상지마비와 왼발도 움직이기 어려운 장애로 오른발로만 전동휠체어를 조작하고 컴퓨터 사용도 오른발로 마우스를 움직여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고로 오른발마저 움직이지 못해 지금은 전동휠체어 사용과 컴퓨터 사용은 물론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사고당시에 피해자는 KTX에서 공익요원의 안내를 받으며 사고가 난 플랫폼까지 와서 공익요원은 돌아갔고 피해자는 일행들과 열차를 이용하려고 지하철을 타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다.
사고가 일어난 서울역은 곡선구간이라서 승강장 간격이 넓고(약 25센티미터) 안전발판을 배치하고 있는 역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내를 했던 공익요원은 승강장 간격이 넓다든가 안전발판이 있다든가 등의 정보제공도 없이 안내를 하고 가버린 것이다.
피해자는 시간이 늦어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일단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열차를 타고 백운역까지 이동하였고 열차에서 내린 즉시 백운역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귀가하였다.
사고 휠체어는 컨트롤박스가 파손되어 프레임이 휘어져 현재 수리를 예약한 상태이고 사고 이후 피해자는 계속 오른발 발가락, 어깨, 무릎, 발목, 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정밀진단을 받으려고 하는 상태이다.
사고 당시 서울역 측이나 기관사 누구도 사고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피해자 일행이 알리고 나서야 사고사실을 알았다.
백운역에 사고사실을 알리자, 백운역장은 “알았다. 알아보고 연락주겠다. 보험이 되어있기 때문에 보험처리는 될 것”이라고 말하였고 피해자 일행은 연락처를 남기고 귀가하였다. 다음날 5월 6일 오후 1시 30분경 피해자의 활동보조인이 서울메트로 담당자와 통화를 하였고 피해자 상태와 사고경위 등을 물어보고 공익요원이 엘리베이터 앞에만 안내하고 가면 어떻게 하냐고 항의를 하자, 서울역에 경위를 조사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치료비, 휠체어 파손부분은 변상을 약속받았으나 입원할 경우 간병인 지원과 여타 보상은 규정상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서울메트로는 서울역에 안전발판이 비치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각 역을 처음 이용하는 장애인이 승강장 간격에 대한 정보가 없고 안전발판 비치가 되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떠한 안내를 받을 수도 없었다. 또한 안전발판도 전 역사가 아니라 일부 역사에 한정되어 비치돼 있는 상태이다. 휠체어의 경우 종류에 따라 앞바퀴 크기가 다르므로 언제든지 이러한 사고는 날 수 있고 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각 역에 안전요원 확보와 안전발판 비치 등이 장애인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서 밝혔듯이 휠체어 리프트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떨어져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늘 일어났고 리프트 자체가 인권유린적인 기계임에도 서울메트로는 아직까지 68대의 리프트가 운행을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엘리베이터 설치계획이 되어 있는 곳은 2010년까지 단 10대에 그치고 있다.
우리는 비단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서 끊임없이 리프트 전면폐기, 엘리베이터 즉각설치, 각 역에 안전요원 확보, 자동화 발판 또는 안전발판을 요구하였다. 앞으로는 다시는 장애인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죽거나 다치는 일이 없도록 다시 한번 서울메트로에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 땅의 장애인의 힘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히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서울메트로는 이번 서울역 사고에 대해 즉각 공개사과하라!
하나. 서울메트로는 사고자에게 피해보상을 약속하라!
하나.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미설치 역사와 환승구간에 대하여 즉각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
하나. 서울메트로는 각 역에 안전요원 확보을 확보하라!
하나. 서울메트로는 각 역에 자동화 발판과 안전발판 전면비치 등 재발방지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2009년 5월 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애인이동권연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