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마다 안돼 차입딱지 붙은 집을 뒤로하고, 산동네
단칸방으로 이사 온 일가족 병환, 정림, 장미, 대철. 어느날
가족들은 포장마차에서 아픈 속을 달랜다. 얼큰하게 취한 병
환은 길가에 서있는 트럭 뒤에서 볼일을 보다 트럭에 치인
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하여 보험금 500만원을 타자, 온
가족은 새로운 돈벌이에 눈을 떠 온갖 보험사기극을 펼친다
는 박대영 감독의 코미디‘하면 된다’가 2000년도에 개봉
된 적이 있다.

최근 한 40대 남자가 보험금을 타내려고 두 다리를 절단
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보도에 따
르면 6년 간 보험업에 종사했던 유모(49)씨는 지난 2006년
7월 직장을 그만두고 보험사기극을 벌이기 위해 베트남으
로 출국했다. 유씨는 베트남에서 강도를 만나 숲 속으로 도
망친 뒤 현장을 벗어나려고 급하게 기차를 타던 도중 미끄
러져 기차 바퀴에 양쪽 다리가 잘렸다고 거짓 진술하는 것
으로 시나리오를 짰다. 유씨는 국내 13개 보험사에서 16건
의 보험에 가입한 뒤 지난 2007년 7월 15일 베트남 랑꼬시
에서 철도 위에 다리를 올려놨고, 결국 두 다리를 잃었다.

귀국한 유씨는 보험사에 총 25억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
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조사를 벌인 끝에 유씨의 자
해 사실을 확인했다. 보험사는 사기 등 혐의로 유씨를 고소
했고 법원은 지난 4월 29일 유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
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한편 경찰청은 최근‘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보험사기범 2292명(533건)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또 보
험사기로 인한 피해 금액이 총 213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처럼 물질만능주의는 도덕성과 윤리적 가치관의 몰락
을 가져오며, 돈을 위해서라면 양심이나 윤리성은 희생할 수
있다는 가치관으로 범죄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살인이나 방
화를 제외한 보험범죄를 죄악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오히
려 사기적 수단에 의한 보험금 수령을 자랑으로 여기는 삐
뚤어진 풍토가 있어 보험범죄에 대한 정신적 반항심이 약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일이다.

편집장 김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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