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일까지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제15회 충남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이완구 도지사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 지난 4~5일까지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제15회 충남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이완구 도지사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충남 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고 아산시와 아산시장애인체육회가 주관한 제15회“충남 장애인체육대회”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 외 11개 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가운데 지역의 명예를 걸고 이틀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다함께! 굳세게! 끝까지! 라는 대회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대회는 육상·역도·탁구·배드민턴·볼링 등 9개 정식종목과 론볼·풋살·좌식배구 등 3개의 시범종목 및 사격·파크골프 등 6개의 전시 종목 등 모두 18개 종목을 놓고 16개 시·군에서 선수 3,375명과 임원, 보호자, 자원봉사자 등 총 6,000여 명이 참가해 이틀간의 열전을 펼친 결과 개최지 아산시가 3만 4,688.9점을 획득, 2만 9,587.8점을 얻은 서산시를 따돌리고 종합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16개 시·군별 종합순위를 보면 29,587.8점으로 2위를 차지한 서산시의 뒤를 이어 25,581.6점을 얻은 당진군이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22,513.5점으로 천안시가, 5위 홍성군 19,863.8점, 6위 논산시 19,088.5점, 7위 보령시 16,487.8점, 8위 공주시 15,375.6점, 9위 예산군 14,363.4점, 10위 태안군 12,138.1점, 11위 계룡시 10,144.3점. 12위 서천군 9,625.6점, 13위 청양군 7,568.9점, 14위 금산군 4,731.8점, 15위 부여군 4,731.8점, 16위 연기군은 2,325.2점을 얻어 최하위에 머물렀다.

메달집계에서도 아산시가 금 44개, 은 41개, 동 25개를 획득해 금 40개, 은 46개, 동 30개를 얻은 서산시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켰다. 당진군이 금 33개, 은 35개, 은 18개로 3위, 천안시가 금 30개, 은 18개, 동 15개, 홍성군 금 29개, 은 16개, 동 9개, 논산시 금 19개, 은 17개, 동 19개, 보령시 금 15개, 은 8개, 동 9개, 공주시 금 19개, 은 15개 동 10개, 예산군 금 15개, 은 19개, 동 10개, 태안군 금 4개, 은 8개, 동 11개, 계룡시 금 7개, 은 4개, 동 8개, 선천군 금 7개, 은 6개, 동 19개, 청양군 금 2개, 은 7개, 동 1개, 금산군 금 2개, 은 3개, 동 4개, 부여군 금 2개, 은 7개, 동 8개, 연기군 금 2개, 은 3개를 따내는데 그쳤다.

또한 대회기간 동안 선전한 16개 시·군 선수단의 단체상은 입장상에 다음 개최지인 청양군이 차지했으며 응원상에 공주시, 진보상 태안군, 격려상 금산군, 모범선수단상 논산시, 화합상 계룡시, 노력상 천안시, 지도자상은 홍성군 장애인 역도 감독 고인규(51세)씨, 우수선수상에는 2007년 아시아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서천군 조계춘(59세)씨, 신인상을 수상한 부여의 윤성환(62세)씨는 고령의 나이로 론볼에 출전해 심사위원들의 격론 끝에 얻어낸 값진 상이다.

운동장 주변에 설치한 이동 장애인화장실이다. 변기 몸통에 발로 밟아 오물을 내리도록 돼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분노를 유발시키고 있고 인권침해의 상징물이다  ⓒ2009 welfarenews
▲ 운동장 주변에 설치한 이동 장애인화장실이다. 변기 몸통에 발로 밟아 오물을 내리도록 돼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분노를 유발시키고 있고 인권침해의 상징물이다 ⓒ2009 welfarenews
충남도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감동과 화합을 연출하겠다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곳곳에서 준비부족이 드러나는 바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충남도장애인체육회는 지난해 논산대회 때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언론으로부터 혹독한 질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역시 예년대회에 비해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순신종합운동장은 동·서·남·북 4곳에 장애인의 경기장 진·출입을 위해 경사로를 설치해 놓았지만 북문을 제외한 나머지 문은 경사로가 설치규정을 벗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남문과 동문은 특히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석 앞에 설치된 경사로 역시 경사도 범위를 벗어난 가운데 참을 주지 않고 시공하여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경기장 건물 내에 설치한 장애인 화장실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출입문이 미닫이에다 문고리 잡기가 쉽지 않은 관계로 혼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좌변기는 뚜껑이 없어 몸 균형에 불편을 겪는 척수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없고, 위급 상황 시 필요한 호출 벨이 없어 안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본부석 주 출입문 쪽만 겨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유도블록을 설치했을 뿐 화장실을 알리는 점자도, 계단 핸드레일에도 점자 안내가 없어 층 수 구분이 안 돼 혼란스럽기는 매 마찬가지인 실정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충남도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위해 4억 4,500만 원의 공식적인 경비 외에 16개 시·군의 선수 참가비 5억 5,300만 원 등 10억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대회 준비를 추진했으며,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비로 1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장애인화장실 임대료가 1,20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대회 때 한 척수장애인은 화장실 규격이 맞지 않아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내려와 다시 변기를 붙잡고 올라가야 하는 수모를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져 장애인들의 분노를 일으킨바 있었다. 충남 장애인체육회는 이 같은 쓰라린 경험을 하고도 이번 대회 역시 장애인화장실에서 어이없게도 장애인 인권이 무차별 침해당하고 유린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대전장애인체육대회 때 설치해 장애인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은 제품이다. 이 업체는 아산시청으로부터 이번 대회에서 선정을 거절당했다. ⓒ2009 welfarenews
▲ 지난 대전장애인체육대회 때 설치해 장애인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은 제품이다. 이 업체는 아산시청으로부터 이번 대회에서 선정을 거절당했다. ⓒ2009 welfarenews
문제의 화장실은 이렇다. 사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용변 후 발로 밟아 오물을 내리도록 되어 있지만 척수장애인은 신체특성상 하체기능이 마비되어 발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데도 발사용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코 인권침해란 여론이다. 또한 이 화장실은 수직 손잡이와 수평 손잡이가 화장실마다 제각각 다르게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세면대는 물론 비상 호출 벨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과연 충남 장애인체육회가 장애인에 대한 기본 상식이나 지식은 물론 원초적 철학도 없는 것 아니냐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분 밝히기를 거부한 어느 척수장애인은 용변 후 망설이다 할 수 없이 손으로 눌렀지만 몸이 거꾸로 곤두박질할 뻔해서 멈출 수밖에 없었고 오물도 다 내릴 수 없었다며 격한 감정을 삭이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화장실 점검에 나선 기자도 화장실 변기에 오물이 남아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장애인의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아산시 김낙수 계장은 실태파악도 못하고 있어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잠시 후 장애인화장실을 공급한 업체의 공장장 임 모씨가 찾아와 국내에는 장애인용 변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고 모두가 수입품으로써 캠핑카 용 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자기주장하기에 급급했지만 기자의 확인결과 사진과 같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가 편한 제품으로 지난 대전 장애인체전 때 사용됐던 모델이다. 충남도장애인체육회는 이 같은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대전 장애인체전 때 현장방문을 통해 이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이번 체전의 총 지휘 책임을 갖고 대회를 주최한 체육회의 안일무사와 방만한 운영 탓에 아산시의 어설픈 행정에 떠밀려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장애인 당사자에게 치욕을 안겨주는 상식이하의 실수를 저질렀다.

종합운동장 본부석 주변 경사로 가 참이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2009 welfarenews
▲ 종합운동장 본부석 주변 경사로 가 참이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2009 welfarenews
또한 개회식과 폐회식 및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6,000여 명의 장애인들이 찾은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은 2008년 4월에 준공된 4층 규모의 건물로 이 체육시설은 장애인·노인·임산부를 위한 편의증진보장법에 의한 편의시설설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교통약자 등에 관한 법을 적용하지 않고 경기장과 부속 건축물을 시공한 것으로 드러나 아산시의 장애인 정책에 대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아산시의 장애인 정책은 이뿐만 아니다. 운동장 바로 아래에 위치한 아산경찰서가 신축건물 임에도 사진과 같이 규격과 설치기준에 맞지 않는 불량 점자보도가 시공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음은 물론 약시 장애인에게 착시현상을 일으켜 일시적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아산시 홍영준 장애인계장은 행정절차상 건축협의대상 건물로 협의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잘못 설치된 편의시설에 대해 조속한 시정조치와 함께 앞으로 있을 건축물은 철저한 관리로 장애인들의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산 경찰서 정문앞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유도로 역시 인권침해의 한심한 현장이다  ⓒ2009 welfarenews
▲ 아산 경찰서 정문앞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유도로 역시 인권침해의 한심한 현장이다 ⓒ2009 welfarenews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충남도청 관련 공무원이나 충남도장애인체육회, 아산시청, 장애인단체 등 어느 한곳도 자유스럽지 못하다. 특히 지체장애인충남협회의 책임이 크다. 이 단체는 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와 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을 스스로 무력화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확인결과 그 누구도 책임의 소재를 떠나 통감하는 자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충남도장애인체육회 임창규 사무처장은 체육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 전문성이 인정돼 발탁 됐다. 따라서 첫 작품에 거는 기대는 그 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4,000여 장애체육인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대회 원래 취지인 화합을 도모하기엔 탁구와 배드민턴·볼링의 경기로는 어림없다는 평이다. 물론 시도 자체는 신선하다. 임 사무처장은 진정 장애인체육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갖춰졌다면 16개 시·군의 장애인체육회 발족과 장애인체육의 진정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 동안과 또 다른 방식의 장애인체육프로그램을 제시해 체육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할 것이다. 아울러 가장 기본적인 편의시설의 관리가 소흘히 취급된 부분에서 충남도장애인체육회의 자질에 시비가 거론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토해양부와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부터 이동약자를 위한 무장애 공간 확보차원에서 성별·심신의 능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생활하기 편리한 환경이 갖춰진 도시건설을 추진하고 이에 따른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Ba rrier Ferr)제를 실시하고 있다.

차제에 충청남도는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에 이르기까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건축물·도로·공원·공공교통시설 등에 B F 인증을 16개 시·군으로 확대 실시하는 한편 관계 공무원의 인식확산을 위해 교육과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도민 전체가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충남도가 내 걸은 강한 충남의 이미지는 물리적 힘이 아닌 약자가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표방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완구 지사의 강한 의지와 상관없이 현장에서 계속되는 엇박자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는 사실에 충남도는 더 늦기 전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또한 충청남도는 이번 체육대회를 위해 장애인관련 행사비로 10억 원(시·군 자체선수보호비 포함)에 가까운 지원은 천문학적 숫자로 기록될만하지만 용도에 맞지 않는 시설물이 탄생되는 일은 없는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 황 기 연 기자, 기사제보 hky23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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