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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시설에서 살아온 중증장애인 8명이 시설에서 나와 노숙농성을 진행한지 15일이 돼가고 있는 가운데, 중증장애인 100명은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 쟁취 100인 선언 기자회견 및 1박 2일 촛불문화제’를 지난 17일 서울 혜화동 로터리 앞에서 열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용기 공동대표는 “시설에 들어가고 싶어 들어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시설에 들어가게 됐고, 그 후 시설에서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가 없다. 종로구청 공무원들은 시설에서 나와 중증장애인의 권리를 외치고 있는 8명의 장애인에게 ‘왜 나왔냐’, ‘시설로 돌아가라’고 한다. 시설이 그렇게 좋은 곳이라면 장애인보고 살라고 하지 말고, 서울시와 종로구청 공무원들이나 들어가서 살아라”고 질타했다.

이어 최 대표는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 중 70.3%가 활동보조서비스와 주거가 지원·보장된다면 시설에서 나와 살고 싶어 한다. 이 결과를 가지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과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으며 결과발표조차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들레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수미 교육국장은 “수십 년 시설에서 생활하며 썩은 고기와 똑같은 반찬을 먹고, 약을 강제로 먹는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교육국장은 “자립생활을 하려고 해도 기초생활수급비로 관리비와 월세를 내고나면 생활비가 한 푼도 안 남는다. 그래서 2~3명씩 함께 생활하려고 하지만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독거로 인정되지 않아 독거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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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는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쟁취 선언단 100인 선언과 ‘자립의 집 만들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장애인들은 각자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적어 자립의 집을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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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8명의 장애인을 비롯한 대표단은 오세훈 서울시장 공관을 방문해 ‘자립생활을 원하는 중증장애인 100명이 오세훈 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전달하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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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공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경찰의 제지에 부딪혔다. 대표단은 ‘공개서한을 전달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고, 경찰측은 ‘우리는 서울시 공무원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하며 2시간 동안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활동가 1명이 연행됐다.

대표단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서울시장 비서가 공개서한을 받으려고 오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서울시장 비서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대표단은 공개서한 전달을 다음으로 기약하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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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판 내용 담긴 문화공연은 안 돼
‘꺼진’ 촛불, 활동가 총 2명 연행
장애계단체, 혜화경찰서 인권위 진정

1박 2일 촛불문화제 역시 경찰측의 제지에 막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당초 문화공연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경찰측은 공연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발전기를 압수했다. 발전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중 장애계단체 활동가 1명이 또 연행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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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석암재단생활인인권쟁취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김동림 사무국장은 공개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입은 허리 부상이 악화돼 서울 백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탈시설과 자립생활 보장을 요구하는 이들은 경찰측에게 ‘연행된 활동가를 석방해줄 것’을 요구하며 혜화동 로터리에서 노숙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 및 촛불문화제와 관련해 장애계단체는 ‘중증장애인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18일 혜화경찰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다.

장애계단체는 “발전기를 탈취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막고 억압하고 있다”며, 진정 사유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편지 전달하는 것을 집회로 간주한 행위, 의도적인 행사방해와 물건 탈취, 불법적인 연행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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