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가 아이와 함께 땅콩을 먹었는데 아이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얼굴이 부어 응급실에 가서야 해결됐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설마하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땅콩쨈을 먹은 애인과 키스하다 죽은 일도 있고, 땅콩먹다 격심한 기침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경우도 있었다. 나만 몰랐던 일 같아 두루 알아보니 의외로 심각했다.

최근 식약청은 독일 위해성평가 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화장품에 함유된 땅콩오일이 땅콩알레르기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연구원이 안면크림 또는 목욕용품 등에 사용되는 땅콩오일(낙화생유)과 땅콩 알레르기 간의 상관관계를 평가한 결과, 화장품에 함유된 땅콩오일이 땅콩 알레르기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치명적인 식품알레르기의 가장 으뜸되는 원인이 땅콩으로 보고 있고, 이에 따라 아이오와주 학교에서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땅콩사용을 금지하도록 사전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식품검사국(CFIA)이 한국산 쌀과자 제품에 대해 땅콩ㆍ참께 알레르기 경고령과 함께 해당제품을 리콜한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아울러 CFIA는 한국산 쌀과자 제품의 겉봉에 땅콩과 참깨 알레르기에 대한 경고표시를 해야한다고 했다.

한편 땅콩알레르기에 대한 대응방법이 일관적이지 못해 혼돈을 불러일으킨다. 그동안은 땅콩알레르기를 가진 환자에게 땅콩을 멀리하라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었는데, 최근 캠브리지 Addenbrooke 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오히려 알레르기 환자들이 땅콩에 접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내성이 생긴다고 하니 말이다.

식품알레르기의 주범중 하나는 글루텐(gluten)이다. 글루텐은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로 몇 가지 단백질이 혼합되어 존재하는데 이것의 함량은 밀가루의 종류를 결정하기도 한다. 영국의학지(British Medical J.)에서 글루텐(gluten)에 대한 알레르기(allergy)로 인해서 정신분열병(schizophrenia)까지 생길 수 있다고 발표해 심각성을 느끼게 했다.

그래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는 글루텐 성분을 함유하는 곡류(밀, 호밀, 보리, 귀리 등), 갑각류, 계란, 생선, 땅콩, 대두, 우유 및 유제품, 견과류, 10mg/kg 이상으로 농축된 아황산염을 포함하고 있는 식품에는 그 명칭을 표시하도록 하고 권고하고 있고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알레르기 표시방법 및 표시식품 품목 중 땅콩이 포함돼있으며, 경고표시가 아닌 원료명을 표시하고 있다.

우리 식약청에서도 수입제품의 경우 한국인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난류,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를 함유한 식품을 제조가공업소에서 원재료로 사용하는 때에는 반드시, 한글표시 사항의 원재료명에 이를 표시하도록 하고 규정하고 있고, 단속도 시행중이다.

서양인들과 생김새와 체질이 다르지만 먹는 음식물들이 점점 서구화되다보니 안좋은 속이 닮아가고 있다. 음식으로 인해 가족들의 안전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땅콩하나도 알고 먹어야 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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