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안과 배설량 교수가 검진을 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 카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안과 배설량 교수가 검진을 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충남도는 지난 3월 미국 LA올림픽라이온스클럽으로부터 매년 10개의 각막을 기증 받기로 협약을 체결한 결과에 따라 지난 6일 인천공항을 통해 공수된 2개의 각막을 국제라이온스협회 355-D지구의 지원으로 당일 오후 저소득 시각장애인 2명에게 무료각막이식수술을 단행했다.

이날 임한순(70,연기군 조치원)씨와 유건일(39,연기군 조치원)씨는 카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배설량 교수팀의 집도로 각막이식 시술을 무사히 마친 가운데 빠른 회복세를 보여 앞으로 2~3일 후면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성모병원 배설량 교수가 임한순 각막이식수술환자의 상태를 회진을 통해 검안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 대전성모병원 배설량 교수가 임한순 각막이식수술환자의 상태를 회진을 통해 검안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세상의 아름다운 빛깔과 같이할 수 없었던 60여 년의 한을 한순간에 홀홀 털어버린 임한순씨는 “이제 자신의 존재가치가 분명해 졌다며” 희열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임한순씨는 간난 아이 때 자신의 손으로 눈을 할켜 한쪽 시력을 잃은 뒤 서서히 한쪽 눈마저 시력이 떨어지다가 열 살 때 완전 실명했다. 임씨는 사춘기 시절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기가 제일 힘들었다고 회상하고, 자신을 곧추 세우는 일은 적극적인 삶밖에 없다고 판단돼 그동안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살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삶에 힘입어 자신감이 붙어 경찰서와 주민간의 협력 사업에도 주저치 않았고, 부녀회장 등 이웃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앞장서 달렸다고 말했다.

임씨는 시각장애인 연기군지부장 선거에서 자유 경선을 통해 타 후보자를 압도적 표차로 물리치고 당선돼 현재 연기군지부장직을 맡아 회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임씨는 살다보니 이런 좋은 일도 있다며 “삶의 어두움뿐만 아니라 뿌옇고 흐린 초여름 하늘만큼이나 슬펐던 인생의 길고 긴 터널이 끝나고 꿈에 그리던 찬란한 광명의 세상을 누릴 수 있어 여한이 없다”며“이제부터 남은여생 눈을 떴으니 갑절의 노력으로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는 각오를 다짐하고” 이완구 도지사님한테 큰절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성모병원 배설량 교수와 임한순환자가 각막수술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09 welfarenews
▲ 대전성모병원 배설량 교수와 임한순환자가 각막수술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09 welfarenews
임씨와 함께 각막 이식수술을 받은 유씨는 지난 1986년 호남고속도로 회덕분기점근처에서 발생한 독극물 운반 트럭에 추돌사고를 당해 정안이던 시력을 잃게 됐다.

유씨는 당시 건강한 몸으로 크레인 기사로 현장 이동하다 살충제 원료로 쓰이는 독극물을 싣고 뒤따라오던 트럭이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달리다 유씨가 탄 크레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유씨는 유독가스에 질식돼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사고 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눈이 잘 보이지 않다 결국 시력을 모두 잃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더듬었다.

유씨는 한 순간에 세상의 모든 걸 잃었다는 좌절감에 사로잡혀 자신을 포함한 가족에게 인색했다. 그는 “장애의 아픔이 얼마나 고통스런 것인지 이미 체험한 만큼 말 못하는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안다” 며 “그동안 나를 믿고 살아준 아내와 자신보다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을 도우며 남은 인생을 봉사하는 자세로 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이와 같은 사업을 너무 크게도 작게도 볼 일이 아니다” 며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역할이며 생활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우리도는 장애인복지향상을 위해서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도는 각막이식지원사업이 정착되면 사랑의 인술사업과 함께 대전 · 충북에도 확산시켜 충청권의 모든 시각장애인에 대한 무료각막 이식수술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시술대상자 발굴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전·충남 황 기 연 기자. 제보 hky23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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