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장마철이 돌아왔다. 쉬지 않고 내리는 비에 사람들은 외출을 되도록 줄이려고 하지만 세상사는 일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를 가거나 일을 하기 위해 집밖을 나가야 할 것이고, 무언가 필요한 물건을 사기위해 또는 약속이 있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외출을 하게 된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폭우가 쏟아져 잠시만 서있어도 온몸이 젖을 정도로 비가오던 어느 날. 문 앞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는 장애인을 마주했다. 전동휠체어와 함께였던 장애인은 편하지 않은 손을 움직여 자신의 몸과 전동휠체어에 비옷을 입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장애인미디어센터에 공부를 하러 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움직임이 편하지 않아 우산을 쓰는 것은 소용이 없고, 우산을 쓴다 해도 한 두 푼이 아닌 전동휠체어가 비를 맞는 것은 당연한 일. 그는 이 모든 불편에도 배움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준비한 장애인은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본 뒤 내리는 비를 가로질러 집으로 향했다.

사실 비오는 날의 외출은 누구에게나 고민하게 되는 일이다. 더구나 장애인에게는 고민에 고민을 더해야 하는 날씨이다. 그렇다고 비가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 맑은 날 외출도 쉽지 않은 장애인에게 내리는 비와 길가에 고인 물, 미끄러워진 거리는 또 하나의 걱정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외출을 감행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 일지라도 그들의 의지는 같을 것이다.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이유 속에서 궂은 날씨에도 배움의 열정을 계속 이어가던 장애인을 다시 기억해본다. 전 세계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 있다고 한들 그의 의지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할 것.

누구나 언제 어느 곳에서 어려움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처해있는 상황에 갇혀 비관하지만 누군가는 이겨내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이 비록 작은 실천일지라도, 그 실천들이 모여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길 당부해본다. 그리고 빗속을 지나 자신의 꿈을 이어가던 한 장애인이 어서 맑은 하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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