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전자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는 유진 박이 소속사측의 감금·폭력을 폭로해 큰 충격을 줬다.
유진 박은 최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모텔에서 지내기 힘들었지만 폭력이 무서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올린 안 준다’는 식의 협박은 물론, 운동을 개처럼 시켰다고 전했다. 유진 박은 소속사를 옮겼지만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시설’이었다.
비리 및 인권침해가 드러난 시설들은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감금하고, 화풀이용으로 혹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르고, ‘그럴 거면 시설을 나가라’, ‘그런 식으로 굴면 휠체어를 뺏겠다.’ 등 협박하고, 성추행·성폭력에 노출돼 있고, 심지어는 사람이 죽어나가도 모르는 곳이었다.

관리·감독기관과 연관 있는 사람이 시설 이사진으로 있는가 하면, 시설운영자간의 이권 싸움에 시설장애인들의 등이 터지는 일도 빈번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리 및 인권침해가 발각돼 시설장이 바뀌어도 이사진은 그대로인 경우다. 시설 비리와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유진 박은 한국말이 서툴고 아는 사람이 없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외진 곳에 위치한 시설에서 생활하는 시설장애인이 외부로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는 더욱 힘들다. 그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한 번 소외됐으며, 장애특성을 이용하는 시설측 때문에 위압감 및 무기력함은 물론 자신들의 권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나마 서울시는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해 몇 가지 제도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곳은 묵묵부답인 상태다. 인천광역시 둑실동 시설 신설을 반대하는 노숙농성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아무 대책도 없이 시설을 신축하기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우려가 크다.

자립생활이 가장 좋은 정책이겠지만 당장 실현될 수 없다면 철저한 대책이 마련돼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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