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Safety)과 대비되는 상황은 자연적 재해(災害)와 인간의 실수와 관리부실로 인한 재난(災難)이 있다. 흔히 전자를 천재(天災)라하고, 후자를 인재(人災)라 부른다. 천재는 가뭄, 홍수, 태풍, 폭설, 화산폭발, 지진, 쓰나미, 전염병 등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도 없다. 그저 당하든지 아니면 안전지대로 대피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시설물을 잘 만들고 상황발생시 행동요령을 숙지해서 실천하는 방법밖에 없다. 인류는 자연의 공격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치산(治山)과 치수(治水)정책을 시행하였고, 하늘과 땅 그리고 물에 대하여 재를 올려 인간의 나약함을 읍소하며 자연을 경외해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이르러 과학과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신에 도전하듯 다양한 탑을 쌓기 시작한다. 즉, 초대형 댐을 쌓아 물을 가두고, 물길을 돌린 결과 지역 기후가 변화하고 지진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토지이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물은 초고층으로 경쟁하듯 올라가고 있으며, 더 많이 더 빠른 이동을 위해 초고속 차량들이 랠리하듯 쏟아지고 내달리고 있다. 또 더 많은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밀림에 불을 놓고 물길을 막아 농약과 화학비료를 쏟아 붓고 있다. 나아가 더 많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더 깊이 더 널리 지구를 파헤치고 구멍을 내고 있다.

이처럼 인류는 인류만의 풍요를 위해 모든 분야에서 폭주기관차가 되었다. 그 결과 자연을 정복했다는 자만심에 대한 자연의 보복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매일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어가고 있고, 원자력발전소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두려움 속에 초고압 전기를 생산하고, 각종 시설물의 부실한 관리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감전, 가스폭발, 붕괴, 식품사고 등의 사고로 인명손실은 진행중이다. 특히 지구가 더워져 바닷가 주민들이나 작은 섬나라 사람들은 언제 기후난민이 될지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인재(人災)라 부른다.

이 모든 문제는 ‘속도와 온도’의 문제라고 본다. 인류문명이 가속화 될수록, 인류욕망이 가열 될수록 우리가 짊어질 인재(人災)와 천재(天災)는 상호작용하며 악순환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속도를 늦추자. 속도가 낮아지면 여유로워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사회의 경쟁적 풍토가 보이지 않는 채찍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Slow City운동’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여기서 ‘Slow’는 단순히 ‘Fast’의 반대가 아니라 자연, 환경, 시간, 계절과 우리 자신을 존중하며 느긋하게 사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모든 사회적 시간을 ‘Slow’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각계지도자들이 앞장서 사회적 분위기를 선도한다면 못할 일도 아닐 것이다. 또 이 운동을 도입하여 지역발전에 활용하는 지자체가 있어 신선하고 성공사례로 정착되길 기원한다.

또 온도를 낮추자. 우리는 모든 상황을 ‘경쟁’으로 해석하고, 학교부터 직장생활을 ‘격투의 아레나(Arena)'로 만들었다. 그 결과 마음속에 각종 욕망의 도가니를 하나씩 끌어안아 만족을 모르고 광기의 삶을 살아간다. 자동차 브레이크가 과열되면 파열되어 사고에 이르듯, 우리 삶도 과열되어 결국 모든 것을 잃고서야 차가워질 것인가? 따라서 일종의 'Cool City'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경쟁하지 않는 다하여 경쟁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1956년 영국에서 필립 公(에딘버러 공작, 엘리자베스 2세 남편)에 의해 처음 시작한 국제에딘버러포상제를 참고할만하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①비경쟁성 ②평등성 ③자발성 ④융통성 ⑤균형성 ⑥단계성 ⑦성취 지향성 ⑧지속성 ⑨과정 중시성 ⑩흥미를 이념으로 하여 자기개발을 통한 일정한 성취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미국대통령인 오바마와 남아공 전대통령인 넬슨만델라가 이 상을 수상한 대표적 사람들이다. 이들이 비경쟁을 훈련받았지만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정도로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훈련되어지고 자기개발된다면, 우리사회는 참으로 ’Cool'해질 것 이다.

우리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러기위해 우리는 선택해야한다. 진정 ‘Slow City’와 'Cool City'에 살때야 비로소 자연은 ‘안전도시(Safety City)'를 허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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