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시 삼양동 제주민속 박물관에 따르면 제주도의 농경지 문화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돼 조상들이 가축을 이용해 야산을 개간해 밭을 일구었다.
고려시대 제주도에 부임한 김구판관은 농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돌로 밭담을 쌓도록 권장해 이후부터 섬 전체에는 밭담이 조성됐다.
이러한 역사적인 현장들이 현대화 농경지로 조성되면서 밭담과 머들들이 장비로 파헤쳐져 사라지고 있으며, 제주도는 지방문화재로 지정하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다.
상단에는 돌틈에서 자란 송악나무가 자라 줄기가 무성해 온통 녹색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주민 김병용씨(72)는 "이 머들은 800년된 것으로 추축되고 있으며, 당시 선조들이 밭에서 나온 크고 작은돌을 모와 성담처럼 만들어 상단은 쉼터로 활용 했으며, 밭을 지키는데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랜세월을 지켜 온 이 머들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은채 방치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진성기 제주민속 박물관장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성곽 복원 공사를 추진하면서 조상들의 흔적이 살아 숨쉬는 머들에 대해서는 보존과 보호를 소홀히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며 "머들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보호와 복원 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농경문화의 역사 현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문화재위원들은 "제주도는 관광객 600만명 유치에만 노력하면서도 정작 제주도의 상징적인 농경문화 현장을 발굴,보존, 계승하는데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방문화재 지정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뉴스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