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최종진

한 방울의 눈물도 허락치 않네
모질게 꼬여
눈물겨운 네 꽃이 피기까지
숨 한 번 크게 쉬지도 못하였어라

박토에 뿌리내려
폭염을 가르고
이렇게 그럴싸한 그늘을 만들기까지
목말라 애태운 나날들이
온몸을 비틀어 남긴
무수한 상처 위에
오늘은 마침내
찬연한 꽃사태로 눈부시어라

-솟대문학 통권 28호, 1997 겨울-

최종진
남. 1957년생. 척수마비
솟대문학 추천완료(1996년. 시)
제2회 구상솟대문학상 본상(1997년)
척수장애인모임 금누리회 회장
저서 : 시집 (그리움 돌돌 말아 피는 이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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