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칼럼] 다문화 사회와 용광로론
[김범수 칼럼] 다문화 사회와 용광로론
  • 김호중
  • 승인 2009.09.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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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평택대학교 대학원장
초대 다문화가족센터 소장

다문화 사회의 모델이 될 만한 나라를 찾아본다면 미국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겠다. 미국은 우리보다 앞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민족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실현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이민자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이다. 가히 유색 인종을 포함한 인종의 융합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나라가 미국이다. 20세기가 되어 유럽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부터 이민이 증가하면서 미국은 동화(同化)정책을 펼치게 되고 이러한 흐름이 사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게 된다. 이 당시 미국은 모든 민족이 하나로 융화되는 인종의 용광로론(Melting Pot)을 이상(理想)으로 지향해 나갔다.

그런데 1965년 미국 전역에서 시민권운동이 일어나면서 용광로론이 쟁점의 대상이 된다. 이 시민권운동에 소수 집단이 참여하게 되는데 이때 인종간의 융합이 주로 서유럽으로부터 온 백인이민자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유색인종 사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히려 인종차별과 고립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이 운동을 통해 소수 집단이 인종이나 피부색에 관계없이 미국시민으로서 평등과 인종간 통합을 추구하게 되었다. 또한 이제까지 주도해 왔던 민족의 융합을 지향하는 용광로론이 아닌 각각의 민족적∙ 문화적 뿌리를 서로 존중하면서 공존하는 사회의 존재방식을 추구하는 문화다원주의가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흑인은 이 운동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웠고, 그 이외의 소수 집단도 ‘히스페닉계 미국인’, ‘미국 원주민’, ‘아시아계 미국인’ 등 각각의 민족적 뿌리에 의한 정체성을 확립시켜 나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