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 범죄수사팀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장갑을 수집 분석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 충남지방경찰청 범죄수사팀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장갑을 수집 분석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TV나 영화속에서 범인이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끼고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범행을 감추기 위한 이러한 노력이 이제는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충남지방경찰청(청장 박종준)이 전국 최초로 시중에서 생산․유통되고 있는 국내산 장갑은 물론 수입 장갑을 종류별로 수집하여 각 장갑이 물체와 접촉시 나타내는 흔적을 사람의 지문처럼 DB화했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21일 발생한 강간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장갑 흔적 ⓒ2009 welfarenews
▲ 2009년 7월 21일 발생한 강간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장갑 흔적 ⓒ2009 welfarenews
특히, 수개월간의 방대한 자료수집과 첨단장비를 통한 검증과정을 거쳐 DB화된 자료의 신뢰성을 높여 사건의 조기해결은 물론 잠재적 범죄자들의 심리적 압박을 통해 범죄예방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과학수사 발전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강력사건의 범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 다양한 종류의 장갑을 착용하고 범행을 한다. 특히,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경우 콘돔을, 또 정남규의 경우 등산용장갑을 착용하는 등 종전의 단순한 면장갑 착용에서 범인의 평상시 생활 특성에 맞게 다양한 종류의 장갑을 착용하고 범행을 하고 있다

충남경찰청에서는 기존 범죄에서 드러난 범죄수법과 범행 은폐방법 또한 갈수록 지능화되는 점에 착안하여 지난 5개월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갑생산 공장 20여 곳에서 50종 300여점의 장갑을 수집하고 가변광원장비, 실체현미경 등 최첨단 과학수사 장비를 활용하여 범인들이 접촉이 가능한 전화기, 유리창, 알미늄판 등에 장갑 접촉면 현출실험을 실시하여 장갑면의 고유형태와 개별 특성을 구분하였다

최첨단 과학수사 장비에 의한 형광분말법을 실시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 최첨단 과학수사 장비에 의한 형광분말법을 실시하고 있다 ⓒ2009 welfarenews
이번 실험을 통해 장갑의 종류를 특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특정된 장갑으로 용의자의 직업이나 생활양식 등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범죄 현장 재구성』으로 역추적 수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이 같은 실험성과를 책자와 CD로 제작하여 전국 지방 경찰청에 배부하고, 경찰 내부망인 과학수사포털시스템(SCAS)에 등록하여 상시 검색이 가능토록 하는 등 과학수사요원 뿐만이 아닌 모든 경찰관이 장갑흔을 식별할 수 있도록 전국 확대보급을 마쳤다.

이로써 그동안 범행은폐 수단이었던 장갑 착용이 이번 실험을 통해『장갑흔 형태 분석』이라는 또 하나의 과학수사기법으로 새롭게 발전 되어 범인의 조기검거와 예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갑에 묻어 있는 흔적을 특수 기법으로 확인한 사진 ⓒ2009 welfarenews
▲ 장갑에 묻어 있는 흔적을 특수 기법으로 확인한 사진 ⓒ2009 welfarenews
충남지방경찰청 범죄수사 관계자는 “그동안 범인들이 범죄사실을 은 폐하기 위해 장갑이나 손수건 등을 이용하여 범행을 저질러 범인검 거에 애로가 많았지만 첨단장비에 의한 과학수사로 검거의 어려움이 해소됨에 따라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 다.

장애인신문 대전·충남 황 기 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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