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교수/평택대학교 대학원장/사회복지학부 교수/
초대 다문화가족센터 소장 ⓒ2009 welfarenews
▲ 김범수 교수/평택대학교 대학원장/사회복지학부 교수/ 초대 다문화가족센터 소장 ⓒ2009 welfarenews
평택대학교에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석사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2007년 2학기부터 과정을 개설해서 2009년 2학기 현재 대학원에 결혼이주여성, 학부에 2명 모두 14명(1명만 미혼)의 결혼이주여성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평택대는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14만 5천 여 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이 과정을 개설했다. 당사자인 그들이야말로 내국인들과의 사이에서 중재를 하고 자원을 연결할 수 있는 사회복지실천에 중간 리더로서 적임자라는 것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119개소에 달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의 다문화가족전문가들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언어로 소통하는 결혼이주여성에게 그들이 정작 필요로 하며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평택대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그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임자는 결혼이주여성이라고 보고, 결혼이주여성이 사회복지전문교육 과정을 통해 사회복지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육과정을 개설해서 운영하는 가운데 어려움이 없지 않았는데 맨 처음 대두된 문제가 ‘어떻게 결혼이주여성을 선발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인근의 결혼이주여성센터에 결혼이주여성교육에 대한 홍보를 하고 선발을 요청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결혼이주여성의 남편이나 가족의 동의를 얻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에 홍성사회복지관 신선정 센터장이 카자흐스탄에서 온 K씨를 소개해 준 것을 필두로 안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몽골에서 온 E씨를, 몽골 자매학교 주선으로 A씨 등이 입학을 하게 되었다.

평택대학교는 결혼이주여성의 입학 시 남편이나 후원자 또는 멘토가 함께 면접시험에 응해서 입학을 허가받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학생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결혼이주여성이 공부하는데 있어 남편이나 가족의 지원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2008년 입학전형 면접과정 중에 있었던 일이다. 한 결혼이주여성이 “왜 사회복지를 공부하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도 못하고 계속해서 흐느껴 울었다. 그 이유를 묻자 같은 결혼이주여성으로서 매주 2~3회 정도 경찰서에 가서 모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의 가정폭력문제를 통역하고 있을 자신을 생각하니 그 여성들의 아픔이 느껴져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결혼이주여성의 문제를 사회복지교육을 받은 결혼이주여성이 직접 상담하게 된다면 필요한 자원과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그 접근 방법부터가 본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결혼이주여성이 다문화가족전문가가 되어 활동을 하게 되면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적이 달라 한국어를 사용하더라도 한국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친밀감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9년 8월 안성의 허브마을에서 평택대에 재학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워크샵이 있었다. 그 때 강사로 참여했던 오경석 박사는 강의 도중 결혼이주여성과 토론을 하고 난후, 그동안 한국거주 외국인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활기가 넘친 경우는 없었으며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눈 것도 처음이었다면서 그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사회복지사로서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전반에 대한 학문과 실무를 익히며,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다문화가족복지수준을 높이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 성숙과 기회의 폭이 점점 넓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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