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공영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인해 요즘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여러 의견이 분분히 일어났다. 그만큼 외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되어 있다는 반증일 터.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키 성장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상담을 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2차 성징이 나타났는지의 여부이다. 요즘 아이들이 조숙하고 성적으로도 빠른 발달을 보이는데 키 성장에 있어서 2차 성징은 하나의 변곡점을 나타낸다. 즉 2차 성징 전후로 급속히 자라다가 이를 계기로 급격히 성장세가 둔화된다.

남자는 성장기간이 길어 만 17세까지는 큰 폭의 성장을 하고 20세 전후까지도 성장폭은 줄지만 꾸준히 자라는 등 2차 성징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편이지만, 여자의 경우 월경을 시작하면 이후 1년 정도부터 성장이 급속히 멈추게 된다.

여자가 생리를 시작한다는 것은 임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몸의 길이 성장에 집중된 에너지가 임신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데 전환되어 버려 더 이상 길이 성장을 하지 않게 된다. 즉, 뼈마다 있는 성장판이 급속히 닫히게 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여자 아이들의 보호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 “생리 늦추는 한약이 있냐”는 것이다. 지금 엄마 세대들의 초경이 대략 중학교 1~2학년 정도였다면 요즘은 초등학교 5학년 정도로 당겨져서 더욱 우려하는 듯하다.

사춘기가 되면 유방과 고환, 음모의 발달, 변성기 등이 찾아오는데 평균보다 일찍 2차 성징이 나타나 남아의 경우 9세, 여아의 경우 8세 이전에 나타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성조숙증은 키의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부끄럼 많고 예민한 사춘기에 남들보다 빠른 성발달과 외형의 변화 때문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수영장에서 옷을 벗지 않으려 하는 등 심리적인 문제를 유발하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요인들로는 식습관과 성에 대한 관심과 자극, 환경 호르몬, 비만 등이 있다. 그 중 환경호르몬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해 조기초경, 성조숙증, 생리통을 일으키며 남자의 여성형 유방을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비만인 경우 지방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의 상승효과가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이 경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겠지만, 사실 생활에서 지켜야할 것들이 더욱 많고 중요하다. 비만을 예방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수영이나 달리기 선수들의 경우 보통 초경이 보통아이들보다 2~3년 늦다는 사실이 운동과 비만이 이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준다. 또, 적절한 운동의 경우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평소의 25배까지 늘린다는 보고가 있듯이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된다.

식습관에 있어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오메가3 등 지방산의 균형을 맞춰줘야 하며 환경호르몬은 농약에서 유래되는 것이 많으므로 유기농산물이 좋고 분유나 우유보다 모유가 좋으며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표백한 위생용품, 세정제 등의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용기 사용을 줄이며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 다이옥신과 같은 대표적 환경호르몬을 주변환경에서 없애야 하는 등 생활에서 부모들이 신경쓰고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

이중 식이섬유는 환경호르몬을 장내에서 흡착해 배설시키는 기능이 있어 권장할만한 식이습관이다. 예전엔 하루에 60~100g 섭취하던 식이섬유량이 현재 19.2g으로 줄어들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외에도 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나이가 빨라지고 주변에 성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를 흔하게 접할 수 있어 성적인 자극을 주어 성조숙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런 환경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자향한의원 거제점 이상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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