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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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자동차 2,000만대 시대가 열릴 텐데요. 저는 31살 때 교통사고로 다쳤습니다. 28년이 됐죠.
제가 다쳤을 때는 우리나라 교통사고 통계조차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뚜렷한 통계가 없지만요. 어쨌든 그 당시 우리나라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방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들이 앞장서서 지난 1995년 국토해양부로부터 법인 허가를 받았고 교통사고를 당한 당사자들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교통장애인협회입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를 당하는 평균 나이가 36.5세입니다. 사회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함께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 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교통사고라고 하면 자동차를 타고 다니다가 사고 난 것이 교통사고인 줄 압니다.
교통사고란, 운행 중이던 자동차나 기차 따위가 사람을 치거나 다른 교통 기관과 충돌하는 교통상의 모든 사고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평균을 보면 6:4입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이 6명, 걸어가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이 4명이죠. 초등학교 1학년 미만을 보면 8:2입니다. 걸어가다가 사고를 당한 어린이가 8명,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어린이가 2명입니다.

초등학교 4~5학년이 되면 평균 수치보다 줄어들고, 중학생·고등학생은 비교적 적은 수를 보입니다. 60대 이상 노인은 걸어가다가 교통사고로 8명이 사망하고,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2명이 사망하는 수치를 보이죠.

교통사고라고 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아니겠지’하는 생각 속에서 지내다 보니까 방치된 거죠.

누구나 교통사고에 노출 돼 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많은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고요. 국토해양부나 국가에서는 이 분야를 틀림없이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현황

1986년도부터 교통사고 통계율이 잡혀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났던 해가 2000년과 2001년입니다. 그 당시 1만5,000명 정도가 교통사고로 죽고, 45만명 정도가 교통사고로 다쳤습니다.
만명 이하로 감소한 것은 불과 2~3년 전 일이고요. 지난해 처음 6,000명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교통사고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국가가 인식하고, 꾸준히 교통사고 예방의 중요성 등을 알린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자립·재활 서비스 및 프로그램

제가 교통사고를 겪고 난 뒤 어려움이 참 많았습니다. 어느 날 하루 만에 신체의 4/5를 잃고 삶을 살아가려고 생각하니까 막막했죠. 가장 답답했던 것은 ‘사람대접 받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자기 자신이 사회에 맞춰가야 하는 것도 있지만, 사회적 시각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되죠.

‘장애인이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없다’, ‘돈을 벌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없다’는 사회적 여건입니다. 사회적 여건이 장애인도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다면 사회적 시각이나 인식도 변하는 것이죠.

한국교통장애인협회는 많은 분야에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자동차배상보장법에 의해 국토해양부에서도 2,000억 정도의 예산을 갖고 의료시설·재활시설을 지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에서는 쓰레기 종량제 실시로 장애인들이 많이 고용돼 있고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자랑하는 구미장애인복지관은 한국교통장애인협회가 위탁을 받았습니다.

▶교통사고 예방

세계적으로 교통이 발달되고 빨라지세 되면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은 태어나기 마련입니다. ‘교통장애인은 우리로 끝나야 한다’는 한국교통장애인현회의 표어는,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교통사고 예방에 대해서 전국 순회를 하고 있습니다. 중앙회에서는 8박 9일 정도 각 시·도 단위 몇 군데를 정해서 순회합니다. 지역에서는 교통 평화 운동이라고 해서, 매주 자기가 맡은 지역구에서 운동을 합니다.

교통사고 예방 운동을 하는 데 경찰청에서 비디오를 찍고, 군악대 또는 여학교 악단을 앞세워 진행도 합니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만명에서 6,000명 이하로 감소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점

제가 26살 때 결혼을 했고, 31살 때 교통사고로 다쳤습니다. 제 위로 누나가 5명이고, 3대 양손 집안에서 태어나 ‘귀한 자식’이었죠. 31살 때 제 키가 180cm에 가까웠고 씨름을 했습니다. 체구도 좋고 건강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치니까 제 아내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퇴원할 때 어머니께서 서울로 저를 데리고 가려고 했으나, 아내를 따라 구미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고를 당했을 때 제 딸이 5살, 아들이 7개월이었습니다. 퇴원하고 보니 아들이 돌이 넘었더라고요. 가족과 함께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아내가 먼저 아이를 의자에 앉히고, 저를 식당으로 옮기기 위해 업었습니다. 저보다 약 20cm가 작은 사람이 저를 업고 식당에 들어가는 순간, 주인이 소금을 담은 바가지를 들고 나와서 ‘식당 문 열어 놓으니까 재수 없이… 가게 장사 망친다’고 소금을 끼얹었습니다.
또 이사할 때는 셋방을 안 줘서 많이 울었었죠.

하루는 제 동생이 ‘형을 모시고 살겠다’고 저한테 왔었고, 집안 회의를 통해 어머니께서 저에게 전 재산을 주셨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정말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많이 했었죠. 우리나라 최초 장애계단체를 만들 때도 참여했었고, 장애계 운동 1세대 출신입니다. 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도 만났고요.

▶2010년 계획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 정회원을 1만명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상 회비를 내라고 하면 많이들 어려워합니다. 교통사고 피해라는 것을 증명해오라고 해도 힘이 들죠. 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합니다.
준회원 50만명 시대를 열 생각입니다. 그들과 함께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국토해양부에 인식시킬 것입니다. 설득해야죠. 국토해양부에서도 우리의 생각이 옳다고 판단되면 지원해줄 것이라고 봅니다.

지원을 받아야 협회가 더 튼튼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먼저 우리나라 16개 광역시·도에 종합상담지원센터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또한 ‘장애인을 등에 업고 나 홀로 대우 받고 사는’ 조직은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단체가 장애인 당사자를 비패하게 만드는 것이거든요. 저는 진심으로 함께할 수 있는 동기적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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