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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케팅은 현대사회, 특히 기업에서 효과적인 홍보효과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문화마케팅이란, 기업이 문화를 매개로 고객의 감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문화·예술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도 제고시키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우림건설 전략기획부 이상엽 부장(44)은 “문화마케팅이란 기업의 문화·가치와 연동돼 직원과 소비자가 소통되는 구조를 갖고, 직원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갈 때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림건설의 기업 이념은 ‘나눔과 섬김’이다. 이 부장은 광고, 홍보, 사회공헌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그는 1996년도 아는 사람의 소개로 우림건설에 입사하게 됐다. 이 부장은 입사할 때만해도 1년만 직장생활을 한 뒤 배낭여행을 갈 계획이었지만, 개인적인 가치나 꿈들을 연계해서 일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현재까지 의미 있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우림건설의 문화마케팅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는 책나눔, 우림청담씨어터·우림펑키하우스(현재의 명동아트센터)와 같이 공간을 나누거나 만드는 일, 사회복지시설 개보수 작업 등이 있다.

이 부장은 가장 뜻 깊었던 프로그램으로 ‘우림필유 여성장학금’을 꼽았다.
기존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은 많았지만, NGO나 NPO를 위한 장학 사업은 흔치 않았다. 이 부장은 NGO(비정부 조직)와 NPO(비영리 조직)에게 장학금을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능력이 다시 소수자들을 위해 쓰이는 모습을 보며 의미 있다고 느꼈다.

이 부장은 “문화마케팅 및 사회공헌 등이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성의 밑바탕 중 하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꾸준히 할 때, 비로소 사람들이 신뢰하게 된다. 이것이 진정성의 힘이다. 이는 인생도 마찬가지고 사람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기업적인 입장을 넘어서 개인적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꿈꾼다. 대학교는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은 사회복지 석사 과정을 밟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1988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뵙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30분 남짓을 걸어야했다. 그 중간쯤 한 보육원이 위치해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보육원 어린이들과 함께 놀게 됐고, 하루는 보육원 원장을 찾아가 ‘필요한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원장은 ‘학습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부장은 보육원 어린이를 가르치는 대학교 동아리 ‘늘사랑’을 조직해서 활동했고, 그러다 보니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가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가 사회와 소통하고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에요. 세상을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방식이 나누거나 사람과 함께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 부장은 장애해방열사로 불리는 이현준(지체장애 1급, 1960년~2005년 3월 16일)씨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이 부장은 이씨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소리꾼 장사익을 처음 가르쳐준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이 부장의 회상에 따르면, 이씨는 지적이고 글을 잘 썼으며 문화적 소양이 높았다. 이 부장은 이씨와 같은 사람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간접적으로나마 노력했다.

이 부장은 이씨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의 중요성 등에 대해 알게 됐고, 자원활동을 통해 이동편의증진 관련 법 제정 캠페인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부장은 “장애인이 살기 편한 환경은 비장애인도 살기 편한 환경”이라며 “소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고, 문화적 경험을 하고 싶을 때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이유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거나 행복해질 수 없다면 그것은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국가가 많은 것을 해야 하지만 기업은 기업단위에서, 개인은 개인대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도 물론 저를 중심으로 살아가지만, 자신한테만 매몰돼 산다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중요합니다. 그게 결국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그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옥순 사무국장의 남편이기도 하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장애우대학 프로그램에서 만난 게 인연이 돼 결혼하게 됐다. 박옥순 사무국장은 함께 살아가는 데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했고, 현재까지도 그 생각에 변함없이 재밌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계에서 일하는 부인을 보며 느끼는 점에 대해 묻자, 이 부장은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생기고,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장애인이 조금 더 살기 편한 구조의 건축물이 지어질 때, 세상이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건강한 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 마지막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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