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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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제12대 한국시각장애인협회(이하 한시련)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한시련은 전국 25만 시각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로 16개 시·도에 지부, 200여개 시·군·구에 지회가 있습니다.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조직, 사단법인, 비영리단체, 맹학교, 복지관, 생활관 등 모두 한시련의 구성으로 돼 있습니다.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모든 권익 및 당사자의 의견 등을 대변하는 우리나라 유일한 대표 단체라고 봐야겠죠.

▶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실명해서 스스로 대문 밖을 나오기까지 평균 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일찍 나오는 사람은 1년 만에 외출하기도 합니다만, 약 50년이 되도록 방안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을 본 적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대문 밖으로 이끌어낼 것인가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동료상담이라고 해서 같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동료상담가로 양성해 그 사람들과 접촉하고 상담하면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문 밖을 나오고 나서는 ‘여행의 자유’를 이야기 하지 않습니까. 어디 관광 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여행의 자유는 ‘이동권에 대한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흰지팡이를 짚고 혼자서 이동할 수 있는 훈련,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훈련, 일상생활 훈련 등이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이 되겠죠. 또한 격리돼 살아왔던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응 훈련이 있고, 컴퓨터에 대한 정보화와 관련된 훈련이 있습니다.

직업, ‘경제적 자립’도 굉장히 중요하죠.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시각장애 장애판정을 받기 전 다녔던 직장 및 업무에 복귀시키는 것이 경제적 자립에 있어서 ‘열쇠’에요.

대부분 직업 훈련을 받게 되는데,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안마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 외 7급·9급 공무원과 같이 각종 다양한 영역에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직종으로 여성시각장애인을 위한 바리스타 훈련도 있습니다. 직접 커피 전문점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콜센터 상담 및 안내 업무 영역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컴퓨터에 있는 자료들이 스크린 리더 등을 통해 음성으로 지원되기 때문이죠.

다양한 쪽으로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소득이 자신이 일한 부분보다 많기 때문에 직업적으로 유도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존재합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전국에 맹학교가 13개 존재합니다.
어렸을 때 실명해 맹교육을 못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서른이 넘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을 들어가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을 위해서 한시련에서 검정고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전화(02-950-0114)로 연락하면 상담이 제공됩니다.

▶방송·정보 접근성

화면해설방송, DVS(Descriptive Video Sevice)가 우리나라에서 현재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자막해설은 뉴스에서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IPTV, Digital TV 등 방송시스템이 바뀌는 시기인 만큼 시각장애인의 방송·정보 접근권을 향상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시련에서는 ‘넓은마을’과 ‘소리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포털사이트로 생각하면 됩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접속하면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용량과 내용면에서는 어느 포털사이트 못지않은 프로그램 서비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점자 지원 및 보급도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돼 왔죠. 선거 후보자들이 낼 수 있는 홍보물이 10가지가 넘습니다. 그런데 그 홍보물에 대한 점자서비스가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입니다.

대통령 선거나 시장 선거 같은 경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면이 다양하지만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선거 같은 경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 접근권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국회에서 법적으로 좀 더 신경 써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 목표

제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은 회원 중심의 협회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사실상 중앙이라는 조직은 규모가 있고 인력도 있지만, 지부로 내려가면 영향력이 약합니다. 지회까지 내려가면 실질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임기 4년 동안 지회를 발전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중앙이나 지부의 발전보다 지회를 발전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 회원들이 권리 찾기를 할 수 있도록 말이죠.

또한 장애계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장애계가 분열돼 있으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할 때도 있고, 그밖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장애계단체를 하나로 뭉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 또한 제가 임기 동안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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