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애인들이 인사동에서 꿀타래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10 welfarenews
▲ 일본 장애인들이 인사동에서 꿀타래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10 welfarenews
지난 2008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들이 실제 관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여행경험이 적으나 여행 욕구는 컸으며, 여행 경험이 있는 장애인은 1.7%에 불과하나 여행에 대한 욕구는 38.3%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장애인문화욕구 실태조사’에서도 장애인의 28%가 가장 참여하고 싶은 문화 활동으로 ‘여행’을 꼽았지만, 6개월간 실제 여행을 해본 장애인은 7%에 불과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이 미국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10년 가볼만한 곳 3위에 선정되는 등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장애인 관광에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 및 이동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관광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장애인이 관광하기 편리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관광지 주변 각종 편의시설 정보 및 이동정보 등 관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애인 맞춤형관광코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 장애인복지기금 지원 사업으로 ‘장애인 맞춤형 서울 관광프로그램 개발·운영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공모사업을 통해 한벗재단과 서울가톨릭복지회, 한국장애인문화협회 등 총 3개 단체를 선정했다.

이들 각 단체들은 역할 분담을 통해 서울관광명소에 대한 장애인편의시설 및 대중교통 이동코스, 인근 음식점·숙박시설·문화시설·보조기구 대여점 등 관광인프라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관광코스를 개발해 장애유형별, 연령별, 테마별 10여개의 관광코스 개발을 목표로 정했다.

우선 장애인맞춤형 관광코스 개발을 위해 ‘서울의 관광명소 BEST 100' 및 ’장애인이 가고 싶어 하는 곳 134개‘ 중에서 장애인여행업계, 장애인 당사자, 학계, 관계전문가 등으로 자문회를 거쳐 최종 50개소를 선정했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실태조사 결과 장애인을 위한 이동통로, 화장실, 안내판 설치, 음식점, 숙박시설이 완비된 곳이 대다수였고, 특히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광화문 광장과 명동주변은 장애인에게 가장 중요한 화장실 설치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경사로·안내표지 등 설치가 잘된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 인사동, 코엑스, 북 서울 꿈의 숲 등 대다수 관광지가 장애인이 관광하기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편의시설 간 연결성 부족,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가 다소 미흡한 점, 음식점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이번 해 총 11회에 걸쳐 국내·외 장애인이 서울관광명소를 직접 시범투어함으로써 사전에 관광코스, 장애인편의시설 등에 대한 점검, 평가를 토대로 장애인을 위한 유형별, 기간별, 테마별 맞춤형 최적의 맞춤코스를 준비했다.

특히 오는 11월 11일에 개최되는 ‘선진경제 20개국 G20’ 행사장인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 주변에 대한 장애인관광코스를 2~3개 개발하고 관광인프라를 조사했다.

그간 실태조사를 토대로 9개의 시범투어 코스를 미리 만들었는데, 코스에 대한 불편사항 등을 검증 후 장애인 당사자, 장애인관광업계, 학계 등 전문가와 함께 자문회의를 거쳐 최종 10개 코스가 완성돼 지난 5일 일본 장애인을 대상으로 첫 투어가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간 실시됐던 이번 시범투어는 휠체어 장애인 2명, 지체장애인 1명, 활동보조인 3명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남산한옥마을과 남산타워에서 전통혼례식을 관람했으며, 6일에는 남대문시장과 광화문광장, 청계천을 관광하고 강남구 청담동에서 난타공연을 관람한 뒤 명동 관광으로 마무리했다.

남산타워는 장애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장애인차량 전용도로가 있어 전망대까지 쉽게 진입할 수 있었으며, 남산한옥마을·명동·광화문광장 등은 휠체어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특히 남산한옥마을은 전통가옥과 한복체험, 국악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국내 최초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공원 부문에서 1등급 시설물 인증을 받은 광화문 광장은 완만하게 설치된 경사로와 단차가 제거된 보도턱, 장애인 화장실 등의 관련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었다.

일본 장애인 아라이 쯔네미씨가 휠체어를 타고 인사동 쌈지길 가게 안을 들어가기 위해 힘겹게 턱을 넘고 있다.
 ⓒ2010 welfarenews
▲ 일본 장애인 아라이 쯔네미씨가 휠체어를 타고 인사동 쌈지길 가게 안을 들어가기 위해 힘겹게 턱을 넘고 있다. ⓒ2010 welfarenews
이어 7일에는 마지막으로 경복궁과 인사동을 관광했으며, 관광을 모두 마친 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동경도와 서울시의 장애인여행정책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동경도 복지보건국 고령자사회대책부 아라이 쯔네미 주임은 서울투어 체험을 모두 마친 뒤 “남산한옥 마을에서 관람했던 한국전통혼례가 가장 기억에 남으며 남대문, 명동, 광화문, 청계천 등을 직접 휠체어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이동면에 있어서도 휠체어로 움직이는 것이 너무 편리했고 관람하기 좋았다”며 “특히 지하철 내부가 넓고 타기에도 편리했고, 저상버스 탑승 시 경사로가 자동으로 나와 참 편리했는데 이런 것은 동경에는 없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휠체어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 당황했던 적도 있었는데 자전거 주차장에 타이어 공기 주입기가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며 “이 점은 참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텔에서 숙박할 때는 장애인전용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세면대가 너무 높아 휠체어 사용자로서는 도저히 이용할 수 없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아라이 쯔네미씨와 함께 동행했던 타카하시 카즈히로씨는 “지난 벤쿠버 장애인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운동선수이기에 외국에 많이 다니는데, 특히 인천공항 시스템은 장애인에게는 너무 많은 배려가 묻어있다”며 “인천공항에서 짐을 찾을 때도 공항직원이 많은 도움을 줬고, 공항 안내소에서도 일본 말 표시가 잘 돼 있어 입국부터 편리했다”고 말했다.

특히 “저상버스는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환경”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명동이나 남대문을 여행할 때는 경사가 심해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라이 쯔네미씨와 타카하시 카즈히로씨 모두 “일본으로 돌아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서울은 휠체어로도 얼마든지 여행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홍보할 것”이라며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이에 서울시 장애인 맞춤형 관광프로그램 개발·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시 장애인복지과 유시영 팀장은 “관광 코스가 자연스럽게 연결 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할 예정이며, 장애 유형별로 어떤 코스가 좋은지 테마별로 코스를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계적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서울시를 지속적으로 국내·외 장애인이 가장 관광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개발된 관광코스는 서울에 대한 장애인들의 폭 넓은 이해와 편리하고 즐겁게 관광할 수 있는 ‘서울장애인관광 길라잡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앞으로 문화시설, 쇼핑상가, 숙박시설, 음식점뿐만 아니라 이용가능 주변시설도 소개하고, 주요관광명소에 대한 관광정보 제공, 관광지 편의시설 실태조사 및 시범투어 운영 후 검증된 프로그램 및 축적된 자료를 ‘장애인 서울관광 안내책자’로 발행할 계획이다.

또한 관광지 주변 이동 교통정보 등 장애인관광 정보 중심으로 자료를 발간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쇄물 음성출력 2차원 바코드 인쇄, 외국 관광책자 사례와 같이 다양한 장애인 편의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이미지 처리해 한 눈에 정보를 쉽게 가능하도록 제작할 예정이다.

2011년에는 실태조사 및 시범투어로 검증된 자료로 ‘장애인관광 자료'를 구축해 서울시 장애인홈페이지(http://friend.seoul.go.kr)에서 한번에 장애인관광정보를 한눈에 찾아볼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며, 이번 국내·외 장애인 시범투어단의 UCC 동영상을 제작해 서울시 장애인 관광 프로그램을 홍보에 적극 이용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9월에는 중국 장애인 초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강-홍대 앞-인사동-고궁박물관-동대문시장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선정됐다.

서울 관광명소 장애인 시범투어단 초청 세미나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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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광명소 장애인 시범투어단 초청 세미나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2010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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