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5월까지 평년 기온 보다 낮은 온도로 고생했는데, 벌써 온도계의 수은주는 30도를 오락가락 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30도를 찍자마자 사무실의 에어컨도 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출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땀을 왕창 빼고 난 뒤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잠시, 처음에는 오아시스를 만난 듯 행복지만 조금 지나면 너무 추워 소름까지 돋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덥다 덥다’를 외치며 온도를 한 없이 내리는 얌체 같은 여직원들이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불을 뒤집어쓰지 말고 차라리 에어컨을 약하게 틀면 될 것을 말이다.
안 그래도 전날 먹은 술 때문에 지끈거리는 머리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은데 이러한 짜증까지 더해지면 덜 깬 술 때문에 감정까지 더해져 한 순간에 폭발할 때도 있다.
중소기업 중견간부로 근무하는 친구는 이럴 때 문제의 얌체 같은 직원이 오면 평소에는 주의만 주던 일을 짜증을 내며 소리까지 치게 될 때가 있다고 털어 놓았다.
사실 여름철 냉방병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몸의 면역력부터 시작해 인체 건강에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적당히 땀을 빼야 인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섭생의 원리가 더해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니 당연히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술이 덜 깨 다음날 머리가 띵한데, 에어컨 바람을 직격탄으로 맞으면 빈사 상태까지 이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렇지 않아도 덜 깬 술기운 때문에 빙빙도는 머리와 속이 많이 아픈데, 에어컨 바람까지 불어오면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을 정도다.
심할 경우 수시로 화장실에서 전날의 전과(?)를 확인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절주. 하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가? 사무실 에어컨 바람이 무조건 빵빵해야 최고는 아니다. 무엇이든 적당해야 숙취에서 해방되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여름철 숙취의 고통이 배로 커지게 하는 주원인은 과도한 냉방이다. 덥다고 에어컨 바람을 곧바로 맞게 되면 술 깨는 속도도 늦게 되고, 숙취의 강도도 더욱 커진다.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