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홍미연(34·가명)씨는 이번 가을도 혼자 지낼 것 같다는 생각 속에 있다. 결혼 적령기를 훨씬 넘겼지만 남자 앞에 제대로 서지 못한다. 그 이유는 심한 입 냄새.

서른이 되기 전에는 자리를 잡기 위해 정신없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31살 때부터 열심히 여기저기 소개팅에 나섰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홍씨와 만남을 가진 남자들은 하나 같이 애프터 신청을 하지 않았다.

홍씨와 마주 앉아 고약한 입 냄새를 맡는 것이 극기 훈련 만큼 힘들었다는 주선자의 얘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나름대로 입 냄새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해 보지만 이제는 포기 상태. 가족과 주변인들의 성화도 이젠 만성이 된지 오래다.

입 냄새는 대인 관계를 가로 막는 장벽이다. 단순히 입 냄새를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서라도 치료를 해야 한다.

■ 입 냄새, 입 속이 아니라 뱃속이 문제다.

입 냄새하면 대부분 양치질과 게으름을 떠올린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뒤나 식사 후는 물론 자고 일어난 뒤 입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기 마련. 이럴 때는 양치질을 잘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그리고 밖에서 양치질을 못할 때는 껌이나 구강 청정제로 해결하고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입 냄새가 나네’라고 느끼는 것이 대부분 이런 경우. 본인이 느끼는 것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금방 해결하고 대책을 찾는다. 하지만 주변인들이 자신을 피하거나 대화를 피하려고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입이 아니라 뱃속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대사’를 매일 진행시킨다.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물과 공기 등 각종 에너지원을 합성시켜 몸속에서 활용한다. 필요한 것들을 활용한 뒤 생기는 각종 노폐물들은 배설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것이 인체의 대사 과정이다.

그런데, 이런 대사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몸 밖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들이 대장 속에 그대로 쌓이게 된다. 대장에 노폐물이 쌓이면 그 때부터 부패가 시작되는데, 이 때 생기는 가스가 그대로 역류하거나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고약한 입 냄새를 풍기게 된다.

문제는 환자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는데 있다. 뱃속에서 일어나고 실제로 자신의 입 냄새를 맡지 못하므로 심각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 대부분 주변인들의 지적과 대인관계가 많이 악화된 뒤 알게 된다. 때문에 입 냄새 때문에 생기는 물리적인 고통보다 주변인들과의 인간관계와 스트레스가 더 심각하다.

심할 경우 성격이 예민한 사람들은 대인 기피증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문의들은 구강 청결을 열심히 해도 입 안에서 비릿한 향을 느끼게 될 경우는 한번 정도 의심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 입 냄새, 인체내 장기가 문제라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한방에서는 몸 속의 오장육부가 조화롭지 못하면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때 ‘열(熱)’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강한 구취의 기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심한 입 냄새는 단순히 입 냄새 뿐만 아니라 장기의 건강을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에 전문의를 빨리 찾는 것이 그 만큼 정신적인 고통은 물론 몸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전문의들은 입 냄새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걷기만 해도 장의 부담이 줄고 소화를 돕게 된다. 이와 함께 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꿔야 한다고 충고한다. 채식은 소화와 배설을 돕기 때문에 몸 속에 가득 찬 노폐물을 빼내는 데 최고의 예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예방활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입 냄새가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구취에서 해방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전문의들은 장기의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에 노폐물들이 몸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약해진 장기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 치료의 근본이 된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들과 걱정과 근심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폐가 이상이 생기게 되고 비릿한 향이 풍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폐의 건강과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처방하게 된다.

이와 함께 몸 속에 쌓인 나쁜 기운과 노폐물을 밖으로 배설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이는 몸 속에 있는 노폐물들이 부패하면서 생기는 가스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해우소 한의원의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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