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대학을 졸업할 김가연(24·가명)씨는 취업 마지막 단계에서 좌절한다. 어학연수와 각종 외국어 성적에 인턴 경력까지 이른바 ‘취업 스펙’을 잘 쌓아놓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시험을 다 통과해도 면접에서 언제나 실패한다.

면접관을 만나면 자신있게 말하려고 생각하지만 면접장에 들어서면 아랫배가 쿡쿡 찔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때부터는 면접관의 말은 잘 들어오지 않고 어서 빨리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나마 이러면 다행이다. 그 동안 면접까지 8번이나 갔지만 거기서 5번은 기다리다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 바람에 낙방했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은 예민한 성격이 많다. 과도한 긴장이나 급작스럽게 주변 환경이 바뀌면 복통과 하복부의 압박 등이 찾아와 어려운 자리에서 낭패를 많이 본 경험이 많다.

□ 복통과 설사... 과민성 대장 증후군?

‘변비’,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면 일상생활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여기에 조금만 긴장하면 나타나는 하복부 압박과 복부 고통은 짜증나는 일상을 만든다. 문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찾아오는데 있다. 보통 이럴 증상이 나타나면 일반인들은 이를 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해결하면 되는 문제로 쉽게 생각하는데, 이러다 병이 커지게 된다.

전문의들은 이럴 때 일반인들이 대부분 변비약과 지사제 등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한다고 말한다. 이러다 병을 키우고 원인도 모른 채 일상생활을 망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문의들은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고 하복부의 압박과 복통이 자주 찾아오고, 조금만 긴장하면 화장실로 뛰어가는 일이 잦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특이한 원인이 없어도 하복부의 통증과 불쾌감이 동반되며, 복부 불쾌감, 변비나 설사를 동반하는 증후군이다. 이 질환은 특정한 연령대이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성인들은 한번 쯤 걸려본 경험이 있다고 학계에 보고돼 있다.

특징적인 것으로는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가량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병원을 찾을 때는 질환을 많이 키운 뒤가 대부분이다. 이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질환 자체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크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는 화장실만 찾기 때문에 환자들은 스스로 ‘질환’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다. 결국 이런 과정은 병을 키우는 것이다.

□ 짜증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당장 위험한 상황까지 몰고 가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짜증나게 만드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받는 고통은 상상보다 크다. 그리고 다른 질환과는 달리 특별한 자각증상이 조금씩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이미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다.

만약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고 복통이 심해지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환자들이 변비약과 지사제에서 끝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질환은 더 커지게 되는 것이고, 이러면서 짜증과 불편이 늘어가게 되는 것이다.

한방 치료의 경우 우선 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다. 발병한 원인을 정확히 판단해 처방을 달리한다. 한방에서는 스트레스와 과도한 긴장 등 예민한 성격이 원인이 되면 비위와 간의 기능이 약해진다고 설명한다. 비위의 기능에서 원인이 발생하면 소화와 관련된 문제부터 살피고 대장치료와 신경 안정 등 속을 편안히 하는 치료를 한다.

비장과 신장의 기능이 약해질 때도 생길 수 있는데, 비장과 신장은 몸을 따뜻이 해 주고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럴 때는 비장과 신장의 양기를 돕는 치료가 병행된다.

해우소 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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