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관리팀에 근무하고 있는 김은진(27·여, 가명)씨는 화장실 가는 게 두렵다.
며칠 동안 변비 때문에 고생하다가 겨우 살았다 싶으면 찾아오는 설사 때문에 매우 힘들게 살고 있다. 한 증상만 계속된다면 약이라도 사먹겠지만 그렇지 않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간혹 병원을 찾으려 해도 아랫배 때문에 화장실을 갔다고 하면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일까 싶어 말도 꺼내지 못한다.

김은진씨와 같은 증상을 겪는 과민성대장 증후군 환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조기에 치료하려는 환자들은 드물다. 질환 때문에 일상생활을 망치고 있다면 하루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 복통과 잦은 설사, 변비가 동시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변비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변비약으로 해결하려 하고, 설사가 시작되면 지사제를 먹으며 버틴다. 이 같은 습관은 한순간이다. 잠시의 고통은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만성이 되다 보면 결국 약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나쁜 결과만 초래될 뿐이다. 전문의들은 이 같은 습관이 결국 병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특정 연령층이나 성별에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된 질환이다.

이 질환은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하복부의 심한 통증이 생기고 복부의 불쾌감이 생긴다. 이와 함께 변비가 어느 기간 동안 계속되다가도 설사가 동반되는 그야말로 ‘오락가락’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그냥 배가 아픈 모양’이라며 대충 생각하게 된다. 이후 병원을 찾아 진료받기보다는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통증이 사라지면 ‘끝’으로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크게 잘못된 습관이다. 상식적으로 변비와 설사가 계속 반복된다면 몸속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변비와 설사는 극과 극이 증상이다. 여기에 더해 하복부의 심한 통증과 불쾌감은 몸 안에 이상이 있는 증상인데도 불구하고, '배 아픈 걸로 병원에 가봐야'란 생각에 그 고통은 더 심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질환 때문에 일상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은 그만큼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 과민성 대장 증후군, 어떻게 치료하게 되나?

전문의들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았던 사람들은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비와 설사, 하복부의 통증을 약으로 가볍게 해결할 수 없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서 치료할 것을 충고한다.

한방 치료는 발생 원인에 따라 처방을 다르게 쓴다. 예를 들어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예민한 성격에서 발생한다고 한방에서는 설명한다. 이는 간과 비위의 기능이 약해져 생기는 것으로, 비위는 소화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신경을 안정시키고 속을 편안히 하고 대장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몸이 차고 사무실에서 매우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 중 배가 차가운 사람들은 비장과 신장의 양기가 많이 약해진 것이라고 한방은 설명한다. 신장과 비장의 양기는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므로 이럴 경우 이 두 장기에 양기를 돕는 치료를 병행한다.

이와 더불어 과식, 폭식 등과 같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음주는 대장의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이럴 때는 소화 기능을 살려주는 처방으로 몸속에 쌓여 있는 음식의 기운을 소통시켜 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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