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분야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사회복지 분야의 정책개발 및 연구능력, 조직관리 능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지난 3일 취임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 이성규(사진) 신임 이사장은 ‘장애인에게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최근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사회 공정성’을 높이는 데 가장 핵심적인 주제로 ‘장애인 고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소득도 적고 취업률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을 통해 사회적인 네트워크와 자기 옹호 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 이사장은 “장애인 고용률 자체가 낮지만, 고용률에 있어서 지난해 민간기업의 의무고용률은 넘어섰다. 그런데 대기업이 좀 더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며, 중증장애인은 경증장애인에 비해 취업이 어렵다”며 “이 부분들은 서로 매치시켜 대기업이 중증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열에 설 수 있으면 장애인 고용률도 높아지고, 고용내용도 좋아지고, 대기업의 성취감도 높아지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시 저소득층 자산형성지원사업인 희망플러스통장으로 ‘UN 공공행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장애인 고용을 위한 희망플러스통장’을 구상 중이라는 이 이사장은 앞으로 1년 안에 ‘이성규표 사업’을 선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희망플러스통장이라는 사업도 1년 동안 각종 변수를 검토, 조사, 연구하며 구상했다. ‘장애인 고용을 위한 희망플러스통장’도 현재 구상 중에 있다. 얼개는 만들었지만, 조금 더 손질을 해야 한다. 1년 안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경증장애인에서 중증장애인으로 흐름을 획기적으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책부서와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양경자 전 이사장의 취임 문제로 공단이 장애계단체와 많은 마찰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이 이사장은 “장애계단체와 공단의 관계개선을 위해서 경청을 하고 공감을 하며 상호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 날 강의를 통해 ‘엠퍼시(empathy)’를 가장 먼저 주장했다. 이것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고 공감이다. 공감에는 소통이 수반 돼야 한다”며 “공단의 가장 큰 고객인 장애인, 사업주, 정부 기관과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장애계단체는 공단의 주요고객인 장애인들을 옹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권익옹호단체다. 이 단체들의 목소리를 당연히 경청해야 한다.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 다음 문제다. 그래서 여러가지 공감확산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이 직업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단이지만, 장애인 고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은 비단 공단만은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다른 곳에서 장애인 고용을 위해 하는 일도 중요하고, 그 사업도 확대되길 바란다”며 “고용과 노동문제에 본산이자 고유사업인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우리 입장에 맞는 새로운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개발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그 장점을 살려 기관의 역량을 총 동원한다면 다른 기관과 중복되지 않을 것이며,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도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이사장의 취임과 함께 새로운 각오와 열정으로 장애인 고용을 위해 이끌어 나가야 하는 공단. 이 이사장은 “현재 장애인 고용상황은 녹녹치 않다. 지금 전망된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경제전망 자체도 좋은 조건이 아니다. 또한 장애계의 요구는 상당히 다양하게 더 전개되며, 장애인 자신들의 욕구도 상당히 다양하게 변할 것”이라며 “장애인 고용은 쉽지 않은 사업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사회와 함께, 또 장애인 당사자들의 활발한 자기 옹호와 자기주장에 힘입어 장애인고용은 사회적 과제로 공단이 앞장서서 풀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풀어야 한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중증장애와 여러 유형의 장애에 대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로 전환시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