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악기 탄생의 비법? ‘다양성’과 ‘차이’죠
새로운 악기 탄생의 비법? ‘다양성’과 ‘차이’죠
  • 최지희
  • 승인 2011.02.0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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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welfarenews
▲ ⓒ2011 welfarenews

노리단은 직접 만든 악기를 갖고 공연을 하고, 공연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한편으로는 악기를 만든 것을 갖고 사회와 연결해 새로운 활력을 만드는 청년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 기업입니다.

악기를 처음 만들게 된 것은 ‘이런 것도 악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존에 있는 악기를 갖고 공연하는 단체는 세상에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리단은 다른 접근을 시도했고, 그것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음악 및 문화예술에 훨씬 더 쉽게 다가가게끔 하는 통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피아노, 기타, 이런 기존 악기들도 옛날에는 어떤 사람이 발명하고 주변에 널리 알려짐으로써 보편적인 악기가 됐습니다. 이처럼 노리단이 만든 악기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노리단에서 만드는 악기 중 특별한 것이 있다면, ‘한내’라는 악기입니다. 긴 강의 모양을 띄고 있다고 해서 한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전설을 땅속에 묻을 때 쓰는 ‘지중매설관’이라는 검은 파이프관이 있는데, 그것을 음 길이대로 잘라서 붙인 악기가 한내입니다. 굉장히 특이하게 보이고, 사람들도 많이 기억합니다.

또 다른 악기는 자동차 바퀴로 만든 ‘감돌’입니다. 어느 날 자동차 바퀴를 갖고 두드려봤는데 아름다운 종소리가 났습니다. 이것을 잘 조율하면 훌륭한 악기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만들게 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에서 보는 사물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것은 어떤 소리가 날까?’하고 관찰하다 보니 하나씩 하나씩 악기가 새롭게 탄생된 것 같습니다.

현재 노리단 단원은 80명 정도로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분들이 모여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50% 이상이 20대 청년들입니다. 문화예술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고 재능 있는 청년들이 독특한 콘텐츠 등을 보고 배우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 외 사람들은 전문가, 디자이너, 기획자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예술 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노리단이 2004년 처음 시작했습니다.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살자’는 신조가 있었습니다. 청소년들, 청년들, 전문가들이 모여 창업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게 있었습니다. 노리단은 그런 창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창립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단원은 11명으로 나이도 10대부터 30대까지, 직업도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색다른 문화예술을 통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예술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에서 11명이 직접 악기를 만들고, 공연도 다니고, 악기를 들고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교육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기업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하고 싶은 것, 재밌는 것을 함께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점점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사업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고, 약 3년간 준비과정을 거쳐서 2007년도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주식회사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또 3년이 지나 8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같이 일하게 되는 진짜 문화예술 기업이 된 것입니다.

1년에 해외공연을 포함해 약 200차례 정도 공연한 것 같습니다. 공연팀이 여러 개니까 돌아가면서 하기도 하고, 거대한 행사를 할 때는 모두가 함께 하기도 합니다.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직접 공연을 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보고 초청해주는 경우도 있고,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조권·가인 부부는 서울시 대표로 노리단을 초대해 홍콩에서 춘절페스티벌 퍼레이드를 다녀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일본과 교류행사를 할 때, 우리가 일본 공연을 간다든지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올해 노리단이 미국에 다녀왔는데, 미국 LA(로스앤젤레스) 근교에 클레어몬트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클레어몬트는 피터드러커재단이 있는 곳으로, 노리단이 올해 피터드러커재단에서 주최하는 사회적기업혁신상을 받아 초청돼 공연도 하고 세계 경영석학들 앞에서 노리단의 사례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이 예술을 감상만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어우러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피아노, 기타와 같은 기존 악기는 손에 잡기도 두렵고 잘못돼서 망가질까봐 부담스러워합니다. 노리단의 악기는 다루기도 편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재활용한 것이니까 잘 부서지지 않고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악기를 만들 수 있으니 부담이 없습니다.

관객들이 노리단과 함께 즐겁게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잡았던 방향이 올바른 것이었구나’하고 확인하게 됩니다.

다른 곳에서 노리단의 악기를 보고 ‘마음에 든다, 여기에도 이렇게 해줄 수 없느냐’는 요청이 들어왔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디자인 사업으로 연결됐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손잡고 사회공헌 사업으로 낡은 어린이놀이터를 새로운 놀이기구들을 디자인·설치해 개보수하는 일도 했습니다. 노리단이 기본적으로 악기를 만드는 곳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소리 나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놀이터도 마찬가지로 소리가 나면 어린이들이 놀 때 굉장히 흥미를 갖고 접근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리 나는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올해 새롭게 ‘달록’이라는 밴드가 활동하게 됩니다. 달록이라는 이름은 ‘알록달록’하다의 달록입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리단의 공연은 직접 몸으로 하는 게 많은 ‘아날로그’인데, 여기에 디지털 기술들이 들어오면 훨씬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뭔가를 ‘땅!’하고 쳤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스크린에서 확 떨어지는 것입니다. 시각적인 효과로 만족감을 준다든지, 아니면 거꾸로 몸짓을 하면 전자음악이 나온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노리단에는 굉장히 많은 단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실제로 일반 기업과 같은 매출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문화예술하는 팀치고는 굉장히 높은 수익을 만들고 있지만, 아무래도 재정적인 문제는 힘든 부분이죠. 함께 일하기 위한 교육비용 등도 높고, 공연이라는 자체가 인권비로 나가는 부분이 굉장히 커서 항상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편입니다.

사회적 기업이어서 노동부의 지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좀 더 새로운 사업을 통해 매출구조 등 개선해야 되는 부분들이 남아 있습니다.

노리단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찾았던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보지 못했던 악기들을 갖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활력을 만드는 것. 노리단은 어찌됐든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하는 공연 사업이기 때문에, 성장의 원동력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단원들을 뽑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이 사람이 기존 단원들과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입니다. 저는 조금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차이’가 ‘창조성’으로 발현된다고 봅니다. 각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노리단을 불러주면 좋겠고, 저희 역시 공연들을 브랜드화 된 문화상품으로 개발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또한 지역 사업을 많이 하는데, 노리단 모델이 어떤 의미에서는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일자리로 다가가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지역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연계방식을 구축해야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델들을 갖고 노리단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일본인 6명 정도가 있고, 동남아시아 등 노리단 모델을 초청하고자 하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어촌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어디에 좋은 가게가 있다고 나오는 것인데, 그런 영역도 확장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