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해외로 입양이 된 한국 입양아들이 성장을 한 후에 한국에 있는 부모를 찾는 소식을 가끔 듣게 되죠.

부모에게 버려져서 시설에 있는 장애아의 대부분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왜 장애아는 성장 후에 한국의 부모를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아마 장애 때문에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려워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이번에 미국으로 입양된 한 청각장애여성이 30년 전에 헤어진 가족을 찾게 됐어요. 120다산콜센터에 미국으로부터 한통의 온라인 메신저 쪽지가 왔는데요. 바로 해외 입양으로 헤어진 한국의 부모를 찾는다는 내용이였죠.

120다산콜센터에서는 청각장애인 상담자의 사연을 기초로 가족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였구요. 그 결과 충주에 살고 있는 가족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미국 갈로뎃 대학을 졸업하고 멀티미디어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고 해요. 다음 달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온다고 하는데요. 정말 가슴 뭉클한 상봉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흐뭇한 얘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는데 그녀 가족은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반대했습니다. 딸이 성공해서 돌아오는데 왜 숨기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죠.

비장애 해외 입양아는 한국부모를 찾아 가족과 상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왜 장애해외입양아 가족은 상봉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비장애해외입양아는 부모가 가난해서 도저히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 입양을 보냈지만 장애해외입양아는 오로지 장애 때문에 아이를 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애 때문에 버린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일이란 것을 부모들이 알고 있는 겁니다. 알면서도 왜 버렸을까요? 장애라는 것이 천륜을 끊을만큼 그렇게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을까요?

해외입양아들은 장애가 있건 없건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합니다. 같이 살지는 않더라도 한번쯤 만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국내 입양에 비해 해외입양은 장애아가 비장애아의 20배가 될 정도로 많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부모를 찾고 싶어하는 장애해외입양아가 많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래도 청각장애여성은 부모를 찾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부모가 나타나지 않는 장애해외입양아가 훨씬 더 많습니다.

이제 장애해외입양아의 한국부모찾기가 공론화돼서 장애 때문에 버려졌다는 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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