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나오고 있습니다.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인데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신상진 의원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절름발이 정책이라고 발언했죠. 곧바로 민주노동당의 곽정숙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신 의원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옳지않은 정책을 절름발이 정책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장애인이 옳지 않은 사람이란 얘기냐고 말예요.

곽정숙 의원은 장애를 갖고 있죠. 그 자리에는 장애인 의원들이 여러 명 참석하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썰렁해졌다고 해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공인인데요. 이렇게 배려 없는 표현으로 상처를 준다는 것은 유감스런 일입니다. 평소에 장애를 이해하고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런 낯뜨거운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공인다운 신중한 언행이 필요합니다.

지난 2005년 장애인식바로잡기연구소에서 제17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장애인 인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부르는 명칭에 대해 장애인이 55.0%로 가장 많았지만 장애우라고 응답한 국회의원도 44.1%나 돼서 국회의원들이 법이나 제도를 통해 장애인 문제를 공부하지 않고 매스컴에서 하는 얘기를 듣고 장애인에 대한 상식을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 가운데 장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34.0%의 국회의원이 장애인과 교류가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국회에 장애인 국회의원이 영입된 것에 대해 47.8%가 당연한 일이다, 28.6%가 장애인 복지를 맡아줄 국회의원이 생겼구나, 22.2%가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했구나, 1.5%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소 염려가 됐다로 나타났습니다.

당연하다는 것은 일상적인 답변이어서 별 의미는 없다고 보지만 문제는 장애인 국회의원 탄생을 장애인 복지를 맡아줄 국회의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장애인 국회의원을 폭넓은 의정활동을 하는 정치인으로 보지 않고 국회의원 신분의 장애인 복지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장애인 국회의원 영입을 당연한 일로 보았다면 그 다음 설문 장애인 국회의원에 대한 느낌에서 훌륭하다는 응답(34.2%)이 최고치를 차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도와줘야겠다는 응답(29.7%)까지 합하면 장애인 국회의원을 동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국회의원이 63.9%나 되는데 이런 인식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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