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른 지적장애인 여성, 처벌이 능사 아니다
불지른 지적장애인 여성, 처벌이 능사 아니다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11.04.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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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여성 공감 성명서

거리에서 20년 노숙의 삶!!
지적장애여성에게 처벌보다 기회와 관심이 더 절실히 필요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김00씨는 거리에서 노숙을 하며 살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10일, 서울 종로의 한 슈퍼마켓에 김씨가 불을 내려 시도 한 일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보도되었다. 방송과 언론에서는 “가게 상인들이 몸에서 냄새난다며 자신에게는 음식을 팔지 않고, 구걸로 얻은 동전을 지폐로 바꿔주지 않아서” 불을 냈다는 기사로 보도를 했다. 보도내용에는 김씨가 불을 낸 것은 ‘사람들의 차별과 모멸감, 멸시’에 대한 분노 때문임을 간략하게 언급만 하고 있다.

한쪽 손을 사용하지 못하고, 두 다리로 일어서되, 몇 걸음 떼는 것이 어려워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거리에서 노숙의 삶을 사는 김씨가 왜 불을 낸 것일까?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는 경찰서에 유치된 김씨를 만나러 갔고, 불을 내려 했던 이유를 묻자, 김씨는 자신의 휠체어 뒤에 있는 종이박스를 보여주면서 “여기에 돈이 이만큼 차면, 동전을 지폐로 바꿔야 하는데, 은행문도 닫았는데, 마트주인이 지폐로 바꿔주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서 그랬다”고 했다. 옆에 서 있던 경찰은 마트주인이 “장애인 수당이나 받으면서 살지,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말해 그런 거 같다”는 말을 덧붙여 주었다.

김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현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한 재판부는 김씨가 화재를 내려했던 것에 대해 ‘위험한 일을 한 사람’ 으로 간주하여 사회에서 격리하여 분리하는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가 구속수사를 결정한 이유는 재판부가 “불을 냈냐?”고 질문하고 김씨는 그 질문에 반성하는 기색도 없이 “했다”고 답변해, 재판부는 김씨가 전혀 반성하지 않으며, 죄질이 나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적장애인으로, 그 장애의 특성상 단순하고 일상적인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상대방의 질문취지나 배경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확하게 답변하기는 어렵다. 재판부는 영장실질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변호하거나 사건의 동기를 설명할 수 있는 없는 김씨의 단순한 답변내용으로 구속을 판단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재판과정에 피의자 김씨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법절차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이 절차를 조력할 수 있는 조력자 배석에 대해 검토했어야 했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에 가출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 않고 가족으로부터 어떤 지원이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20여년을 노숙생활을 해왔고, 그녀가 불을 지른 동기는 사람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몸에 냄새난다는 이유로, 구걸을 한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식당에서는 음식도 팔지 않고 쫓아내는 등 사회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의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김씨가 5살정도의 인지능력이고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이지만 제대로 된 치료나 상담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결국 김씨는 사람들에게 무시와 차별을 당할 때 스스로 감정조절이나 대처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는 김씨에게 처벌이 아닌 관심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지적장애여성인 김씨를 법적인 처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김씨의 삶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갖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김씨에게 교육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의 문제를 가족과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 사회와 국가가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와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인식이 필요하며 ‣지역사회에서 사람들로부터 차별받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차별 없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이며 ‣정서적 심리치료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적인 착취와 폭력, 경제적 갈취 등을 당하는 지적․정신장애여성의 임시보호소, 교육 프로그램 등의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지금 김씨를 위해 해야 할 일은 김씨의 죄를 응징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자신을 조력하거나 옹호하는 힘을 만드는 지속적인 훈련, 김씨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한지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2011. 4. 19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 • 장애여성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