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투쟁 결의문

4월 20일, 정부는 오늘을 ‘장애인의 날’이라 부르며 장애인을 위해 잔치를 베풀고 있다.
저들의 잔칫상 뿐만아니라, 정부의 복지시책을 스스로 치하하고, 장애를 극복한 영웅들과 장애인을 돌보는 착한 이웃들을 표창하고, 불쌍한 장애인들 도와주자며 눈물 찍어대는 모습도 수십년간 변함이 없다.
우리는 저들의 잔치를 거부한다. 1년 364일의 고통보다, 장애인의 현실을 은폐하고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만드는 오늘 하루의 잔칫상이 더욱 역겨운 것이기에, 우리는 저들의 잔칫상을 투쟁으로 뒤엎어 버릴 것이다.

2011년 4월 20일, 오늘 우리는 장애인의 삶이 여전히 차별과 억압에 짓눌린 채, 이명박대통령의 위선적인 눈물과 가짜복지 호들갑에 장애인의 권리가 조롱당하고 있는 현실에 분노한다.
4대강예산 만드느라 날치기로 장애인 예산을 삭감하고, 장애인과 그 부모들이 투쟁으로 만들어낸 이동편의증진법과 특수교육법의 최소한의 법정기준도 지키지 않는 이명박정부, 장애인을 무권리상태로 만들어 수십년을 골방과 시설의 창살에 가두어놓고 있는 이명박대통령이, 어찌 뻔뻔스럽게 ‘장애인에게 마음의 창을 열라’고 말하는가? 우리는 이명박정부가 만든 ‘위선의 창’을 투쟁으로 부수어, 그 창속의 추악한 진실을 폭로할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예산에 끼워맞춘 선별적, 잔여적 복지구조를 정당화하기 위해, 장애인 차별의 이데올로기와 폭력적 행정의 가장 극악한 형태인 ‘장애등급제’라는 무기를 서슴없이 휘두르고 있다.
한달이 멀다하고 60대 노부부가, 70대 노인이, 장애를 가진 아이의 아버지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독소조항에 얽매인 삶의 고통에 짓눌려 자살을 하고 있는 현실에도, 이명박정부는 대한민국 복지의 근간이라며 부양의무제 폐지를 거부하고 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아동에 대한 복지지원체계를 만들라고 해도 이명박정부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법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장애인의 권리 역시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만들어져왔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동권, 교육권, 차별금지법, 활동보조제도, 가족지원제도, 탈시설지원제도,…. 인권의 역사는 스스로의 권리의식과 투쟁을 통해서만 만들어져왔고, 스스로의 권리를 확장시켜왔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2011년 4월 20일, 오늘 우리는 장애인을 차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해묵은 기계장치들을 부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몸을 저울에 달아 등급을 매겨 권리를 제한하는 장애등급제와, 장애인을 가족에게 짐스런 존재로 만들고 장애인가족을 파탄으로 내모는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것이다.

4월 20일 오늘, 우리는 이땅의 차별받는 장애인과 억압받는 민중들의 뜨거운 연대의 힘으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선포한다.
우리는 투쟁으로 정부가 만든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명박정부의 가짜복지, 깡통복지를 거부하고, 장애인의 당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다.
우리는 예산에 짜맞춘 선별적․시혜적 복지구조를 거부하고, 보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다.

2011년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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