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컬럼

지금 만약 자동차를 주차하려고 한다면 그곳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아닌가 살펴봤으면 합니다.
은광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조수연 양의 꿈은 기자가 되는 건데요. 예비 기자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 얌체족과 그 사실을 고발했는데도 묵인해버린 담당공무원의 실태를 고발한 “누구를 위한 장애인 주차장인가?”라는 동영상을 만들었어요. 이 동영상은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빠르게 알려졌죠.

서울 강남의 한 빌딩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이예요. 조수연 양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불법으로 주차한 자동차를 해당 구청에 신고를 했더니 손전화로 ‘단속이 완료되었습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가 왔어요. 하지만 단속반 직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니까 시민의 신고에 거짓으로 답변을 보낸 것이지요.

조양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한 사람도 문제지만 신고를 받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더군다나 단속이 완료됐다고 거짓으로 시민을 속인 공무원이 더 문제라고 우리 사회의 병폐를 꼬집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조양의 기사에 ‘어른으로 부끄럽다’ 또는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어요.

고등학교 여학생의 사회 고발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장애인은 그렇게 싫어하면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된 일반 차량의 특징은 중형차라는 겁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이란 뜻인데 아마 지위도 높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지위가 있으면 돈도 있으니까요. 그런 돈도 있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좋아하는 것은 주차 공간이 넓어서 주차하기 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이유라면 권력을 이용해서 사회지도층 전용 주차구역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더 떳떳한 일일 겁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비장애인 중형차가 주차를 하는 것은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장애인 것을 빼앗는 격이 돼 정말 몰염치해보입니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주차했다가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된 차량의 24%가 과태료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25.6%가 지난 2004년부터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대한 단속이 단 한 건도 없어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만들어놓고 단속을 하지 않고 있는 정부도 염치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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