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컬럼

요즘 장애계에서는 누가 우리나라 최초의 TV 장애인뉴스 진행자가 될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가 지난달 19일 장애인과 KBS 동행 선언식을 하면서 TV 뉴스에 장애인 진행자를 기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지난 2009년 영국 BBC TV 정오 뉴스에 안면장애인 제임스 패트리지가 단독 앵커로 나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TV 뉴스 진행에 도전한 패트리지에 대해 영국 BBC는 도전을 환영한다면서 기꺼이 그에게 뉴스 진행을 맡겼지요.

패트리지 기용을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응답자의 64%가 안면장애인이 앵커로 나선다고 해서 채널을 돌리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었습니다. 패트리지는 발음이 명확해서 뉴스 전달력이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었어요. 영국은 BBC TV 정오 뉴스에 안면장애인을 앵커로 기용해서 역시 영국이라는 찬사를 받았죠.

영국에는 시각장애인 앵커도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6시에서 9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되는 BBC 뉴스 프로그램 ‘투데이’는 총리에서 일반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온 국민이 함께 듣는 영국 최고의 라디오 보도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는 BBC의 중견 기자 게리 오도노휴는 시각장애인입니다. BBC는 그를 위해 점자 정보판 등을 설치한 특수 방송실을 마련해서 오도노휴가 뉴스를 진행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영국은 확실히 멋있는 나라입니다.
전세계의 눈길이 집중되었던 영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안면장애인 마틴 컴프턴이 초대를 받았었습니다. 그는 왕실 근위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6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는데 텔레반의 폭탄 공격을 받아 전신의 75%에 화상을 입었어요. 안면장애를 갖게 된 컴프턴을 윌리엄 왕자는 무척 아끼고 있다고 해요.

영국은 이렇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애인 뉴스 앵커가 활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KBS TV에서도 장애인 뉴스 진행자를 볼 수 있게 될 텐데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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