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컬럼

거리를 가다보면 음식점이 정말 많은데요. 그 많고 많은 음식점 가운데 장애인이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은 찾기가 힘듭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서 서울 중구에 있는 모범 음식점 230곳의 장애인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범 음식점 열 곳 가운데 8곳은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이번 실태 조사는 최소한의 요건만 조사를 했다고 해요. 주출입구의 접근성 그러니까 휠체어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구요. 식탁이 입식인가를 살펴봤죠. 휠체어 사용자는 방바닥에 앉지를 못하니까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하거든요. 그리고 세 번째는 화장실 이용이 가능한가였는 데요.

이 세 가지 요건을 다 만족시킨 서울 중구에 있는 모범 음식점은 23%에 불과했다고 해요. 음식점 입구에 경사로가 있는 곳은 11.7%였구요. 63%가 음식점 안으로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외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음식점의 편의시설 설치가 시급하단 생각이 듭니다.

장애인이 음식점을 찾았을 때 편의시설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턱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과 종업원의 태도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은 제가 그렇게 자주 가는데도 제가 들어가면 이렇게 말합니다.
“자리 없어요.”
“예약 했는데요.”
마지못해 받아들였지만 제가 원하는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지 않습니다.
“여기, 여기요” 라고 지정석을 줍니다.

돈을 주고 밥을 먹으면서도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부당하지만 그 음식점에 계속 가고 있습니다. 주인의 태도가 언제쯤 바뀔지 지켜보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벌써 5년째 태도가 바뀌지 않는 것을 보면 변화 가능성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음식점의 턱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점 주인이나 종업원의 인식의 턱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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