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 컬럼

아마 여러분들 머릿속에 남는 생생한 단어는 ‘인권이 바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일 것입니다. 장애인 권리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권리를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장애인 현실을 돌아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애인들이 받는 임금을 보면 비장애인들이 받는 임금의 반도 못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고, 비장애인에 비해서 장애인의 실업률은 10배 이상이나 되고,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 비율도 비장애인에 비해서 2배 정도로 7%에 가깝고, 월평균 소득이든 무엇이든 볼 때 장애인들의 현실은 인간답게 사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권리보다는 자꾸 복지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러분들이 복지보다는 권리를 자꾸 이야기해야 정말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장애인들이 인간답지 못하게 살고 있는 현실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들 혹시 아십니까. 이 지구촌에 장애인들이 얼마나 있는지. 약 6억 5,000만 명입니다. 한국의 인구는 약 5,000만 명 되는데, 이 지구촌의 장애인은 6억 5,000만 명입니다. 이중 5억 명 정도가 제3세계, 소위말해서 개발도상국 및 ‘못사는’ 나라의 장애인입니다. 다시 말하면 세계 장애인의 약 3분의 2정도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고, 세계 장애인의 80%가 거의 다 빈곤 속에서 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장애인들만 고생하는 게 아니고 세계 장애인, 특히 개발도상국의 장애인들도 상당히 어려운 삶속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장애어린이, 여성장애인으로 넘어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를 보든지 어떤 자료를 보든지 장애인의 현실은 참으로 삭막하다는 이야기인데, 말씀드린 대로 개발도상국에 가보면 전체 장애인 가운데에 한 2% 정도만 가장 기초적인 교육을 받습니다.

장애어린이 같은 경우 10명 중에 1명 정도만 교육을 받습니다. 개발도상국 이야기인데 한국을 보나 외국을 보나 장애인들의 현실은 참 급박합니다. 이런 국내적·세계적인 장애인의 현실을 이해하면 UN이 앞장서서 장애인권리협약이라는 것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것입니다.

여러분들, 그런 것을 좀 아셔가지고 ‘장애인의 현실이 정말 대단히 급박하구나, 보통 문제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시면서 저와 함께 이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끌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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