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서 대규모 충돌, 8명 강제연행
지적장애인 채씨, 조사과정서 진술보조 조력받지 못해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대규모 충돌사태가 빚어져 지적장애인당사자를 포함한 마을주민 등 8명이 강제 연행됐다.
19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오전 8시30분 경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인 강정 구럼비 해안에 건설사 측 인부들이 몰려들어 텐트와 현수막 등을 철거하기 시작하자 이를 막으려는 마을 주민 등이 누워 포크레인 등의 진입을 막았다.
함께 연행된 채모씨는 지적장애와 시각장애가 있으나 조사과정에서 아무런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사법기관은 장애인이 형사 사법 절차에서 보호자, 변호인, 통역인, 진술보조인 등의 조력을 받기를 신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되며,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진술로 인하여 형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채씨가 연행돼있는 서귀포경찰서 측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조서를 꾸미는 과정서 조력자를 동반할 수 있다’는 통보하지 않은 채 조사를 이미 마쳤고 검사조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 연행당시) 채씨의 장애여부를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어느 정도 가담한 상황에서 연행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서내용이 어떻게 나왔을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잘못된 조사과정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제주지역 장애계단체 관계자를 통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연행당시 현장에 있던 마을주민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미리 연행할 대상의 얼굴을 출력해 연행해갔다.”며 “채씨의 경우 반대대책위 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과격하게 (투쟁)하는 분이 아니다. 채씨가 연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도 어이없어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해당 경찰서장과 경찰청장에게 ‘장애인의 수사 및 심문에 있어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 26조 6항에 규정된 보호자 등의 조력을 신청할 권리가 있음을 고지하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