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수족연구소 이승호 대표

대한의수족연구소는 의수족 보조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양쪽 손이 없는 경우, 의수를 이용해 밥을 먹을 수 있고 운전도 할 수 있고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의수족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옆집에 있는 형이 월남전에 가서 팔을 전단하게 됐는데, 이를 비관해서 자살까지 하게 됐습니다.
우연히 생활이 힘들어 서울에 올라가게 됐는데 삼촌께서 의수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그때는 ‘고무손’, ‘고무다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할 일도 없고, 취직은 해야겠고, 그래서 삼촌이 계신 곳을 오고가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삼촌께 기술을 처음 배웠는데, 옛날시대인 만큼 잘못한다고 많이 맞았습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고, 그래서 오늘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독립하게 된 것은 ‘좀 더 발전적으로 배워보자’는 생각에서 보훈병원 연구실에서 연구를 했고, 이후 병원을 나와서 연구소를 열게 됐죠.
 
의수에서 수지는 손가락을 말하는 것이고, 손목까지 없으면 전자의수를 할 수 있고, 전자의수로 참외도 깎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다리 같은 경우에는 의족이라고 하는데, 좀 더 발전한 곳에서는 수영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달리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 40년 전만하더라도 의수족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죠. 포마이카라는 재질로 고무다리를 만들기도 하고, 의수는 나무를 깎아서 만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이용사(傷痍勇士, 군에서 복무하다가 부상을 입고 제대한 병사)들이 끼고 다니는 갈고리라는 게 있었는데, 그런 것을 끼고 다녔었죠.
 
지금은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모든 생활의 80%를 원활하게 할 수 있고, 겉모습도 손하고 비슷하게 나옵니다.
 
직원 중 가택근무를 하면서 인터넷 관리 및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의수족이 필요한 장애인으로서 실제 의수족을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나 이런 게 없기 때문에 돈을 벌면 투자를 많이 했고, 나름대로 전자의수를 개발해 많이 보급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전자의수를 개발했는데 전자의수는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의수족은 지원이 되는데 유난히 전자의수만이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료 보급에 힘을 쏟고 있죠.
 
지금의 창경궁 가는 길에 저희 사무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경궁 벚꽃놀이를 오면 사무실에 들러 구경하는데, 한 할머니께서 아들하고 함께 오셨습니다. ‘팔이 한쪽이 없어 해야 되는데 얼마냐’고 물으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필요하지만 상당히 비싼 가격 때문에 한 시간 동안 앉아서 고민하셨습니다. ‘하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사정하셨는데, 너무 안타까워 지원해드린 게 무료 보급의 시초입니다.
중요한 것은 할머니께 해드리고 나니까 그 다음 해부터 참기름, 들기름 이런 것을 매년 부쳐주셔서, 알고 보면 제가 받은 게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서울 시내 각 구청에 사정이 정말 어려운 분들 2명만이라도 어떻게 해달라고 했는데, 서울에 구가 25개구니까 100명이 넘게 신청하셨습니다. 어떻게 안 해드릴 수도 없고 해서 신청하신 모든 분들께 다 해드렸습니다. 그 다음 해부터는 50명씩 10여년을 거쳐 해줬고, 2000년도에는 지구촌나눔운동본부와 함께 베트남에 있는 30명에게 보급을 해준 기억이 납니다.
 
의수족을 보급하다 보면 애틋한 사연도 많죠. 전라남도 여수에서 다쳐서 서울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양쪽 손목을 절단한 아가씨가 있었습니다. 굉장히 젊은 아가씨였기에 고통도 크겠다는 생각해서 의수를 해줬는데 곧 잘 썼습니다. 현재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관내에서 근무도 하고 있고, 너무 기특해서 평생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 분들이 어느 날 손이나 다리가 절단되면 의수족을 만들기 위해 본을 뜰 때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그리고 한 달 지나면 연락도 없이 찾아와 ‘고맙다’고 하는데, 그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 없는 기계가 필요할 때 못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일단 개발을 하게 되면 적어도 연구비 정도는 지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의료보험수가도 현실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의수족 연구는 돈이 많이 들어가죠.
연구원도 있어야 되고, 컴퓨터 전문 분야를 별도로 둬야 하고, 전기 분야도 별도로 둬야 합니다. 아무리 설계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끊임없이 연구해야만 장애인의 손발이 돼 준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섯 개의 특허가 있는데, 지금 개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세계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문제가 걸립니다.
중요한 것은 특허가 나왔다 하더라도 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합니다. 그게 가장 힘든 일이죠.
 
원하는 만큼의 제품을 만들기까지는 기계적이 아닌 시스템으로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중소기업청이라든가 좋은 시스템이 있지만, 수요공급이 맞아야만 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죠. 그런 것까지도 차츰차츰 국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볼 때 독일, 미국, 영국 등에서 꽤 많은 의수족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요공급이 안 맞습니다. 때문에 수입해서 쓰는 제품들이 많이 있고, 만약 그것을 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게 되면 수요공급이 맞지 않습니다. 의수에 대해서 개발하는 부분은 제가 자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있는데, 손가락이 움직이는 데 있어서 전체 주먹을 다 쥘 수 있고 펼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은 컵을 잡을 정도이고 물건을 잡을 정도인데, 그렇지 않고 바늘이라든가 동전을 집는다거나 할 때 두 개만 잡고 쓸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처럼 두 개, 세 개 정도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개발 중이고 특허를 내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사용하는 데 크게 편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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