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효심에 감동한 의사, 인술을 펼치다
여고생 효심에 감동한 의사, 인술을 펼치다
  • 박수현
  • 승인 2011.08.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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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도와달라’ 호소에 의사 서상일 씨 선행

“목발에 의지해 생계를 꾸리는 엄마를 도와주세요”

이모(17)양은 지난 5월 의료봉사단체인 열린의사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다리 염증으로 힘들어하면서도 치료를 받지 못한채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를 도와달라는 호소였다.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일하며 이양과 남동생 등 세 식구의 생계를 떠맡고 있는 어머니 이은영(39)씨는 불편한 다리 때문에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치료비가 없어 애를 태웠다.

글을 본 정형외과 전문의 서상일(43)씨는 곧바로 이 양에게 연락해 경남 진해에 있는 자신의 병원에서 이씨의 다리를 검진했다. 그 결과 지난 1998년 다리에 이식한 인공관절 주변이 곪아 골수염으로 악화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씨는 수술치료를 담당할 해당 분야 전문의에게 소개장을 써주고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부산 강서로터리클럽 회원들에게도 사연을 소개했다. 사정을 전해들은 회원들은 십시일반으로 수술비의 일부인 200만 원을 모아 전달하고 이양이 대학에 갈 때까지 매달 2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씨는 “요즘 같은 시대에 감수성 풍부한 여고생이 그런 글을 올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이양의 효심에 감동했다.”고 말하고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든든한 이웃들이 언제나 곁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그는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1일 인공관절을 제거하는 1차 수술을 마치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도 몇 차례의 힘든 수술이 더 남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눠준 선생님이 너무나 존경스럽고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이씨는 “딸도 무척 고마워하고 용기를 얻었다.”며 “다리가 나으면 함께 봉사를 다니면서 세상과 나누며 살자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고등학생인 딸은 공부하느라 병원에 오지 못했지만 매일 친구처럼 문자를 주고받는다.

서씨는 이전에도 건설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무릎관절이 손상돼 생계가 막막해진 환자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는 등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봉사활동에 앞장서왔다.

서씨는 “이양 어머니는 내가 수술한 것도 아니고 별로 도움이 못 돼서 오히려 미안하다."며 겸연쩍어 했다. 서씨는 이어 “밝고 긍정적인 이양과 어머니에게 더 많이 배웠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 배운 것을 세상과 함께 나누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