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장콜 ‘두리발’, 호흡보조기 이용 장애인에 승차 거부
부산장콜 ‘두리발’, 호흡보조기 이용 장애인에 승차 거부
  • 김라현 기자
  • 승인 2011.08.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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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위독한 환자 취급하며 승차 거부, 당사자는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해

▲ ⓒ두리발 홈페이지
▲ ⓒ두리발 홈페이지
“교통약자를 위한 장애인콜택시 ‘두리발’이 호흡보조기를 착용한 제 모습을 훑어보고 막무가내 중환자라며 단정 짓고 승차를 거부했다.”

부산 장애인콜택시인 ‘두리발’이 호흡보조기를 착용한 근육장애인에게 ‘중환자는 두리발을 탈 수 없다’며 승차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회원인 김동호(33) 씨는 지난 5일 오전 언제나처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장애인콜택시 ‘두리발’ 즉시콜을 예약하고 30여 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앙병동 현관입구에 도착한 두리발에 탑승하려고 하는 찰나 두리발 기사는 김동호 씨를 훑어보더니 “산소호흡을 낀 중환자는 두리발에 못 태운다.”라며 완강하게 승차를 거부했다.

당황한 김씨와 어머니는 “평소 쓰는 보조기기일 뿐 절대 위험하지 않다.”며 기사를 설득했다. 그러나 두리발 기사는 계속 김씨를 환자라고 부르며 막무가내로 막아서더니 급기야는 두리발 운영회사인「부산광역시 택시운송사업조합」상부 측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중환자는 못 태우게 돼 있지 않냐.”고 물었고, 두리발 콜센터에서는 예약을 취소해버렸다.

김씨는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두리발밖에 없던 터라 무거운 전동휠체어를 끌고 어떻게 집으로 가야하나 난감했다.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며 두리발 운영회사 직원에게 입이 닳도록 설명하고 승차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 말은 믿지 않고 기사 말만 믿고 중환자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러다 두리발 회사 직원이 기사에게 마지못해 ‘오늘만 태워줘라. 다음엔 이용 못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기가 막혔다. 그들 말대로라면 난 이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병든 환자일수밖에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 큰 충격을 받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 ⓒ한국근육장애인협회
김동호 씨의 평소 활동 모습 ▲ ⓒ한국근육장애인협회

김씨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1급 중증장애인으로 호흡장애를 겪고 있어 호흡보조기를 항상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자력으로 전동휠체어를 운전해 병원이용은 물론 여가활동, 장애인단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두리발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두리발을 이용해 왔다.

김씨는 “그동안 두리발을 이용하면서 승차거부를 당한 적도 없고 이용제한에 따른 권고사항에 대해서 단 한 번도 들은 적도 없다. 그런데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멋대로 단정짓고 사람을 훑어보는 불쾌한 태도에 분노를 느끼며, 특히 장애인콜택시는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배려가 부족함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 특성에 대해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다. 근육장애인은 스스로 호흡하는 데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호흡보조기가 필요하다.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필요한 중대한 의료적 기계가 아니라 장애특성을 고려한 장애인 보조기구일 뿐”이라며 “두리발 직원과 기사들이 장애인 인식 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8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장애인콜택시 ‘두리발’ 차량이 승차 거부한 것은 물론 인권침해, 차별, 사회복지서비스 및 이동권을 박탈했다.”며, 장애인콜택시 ‘두리발’을 운영하는 부산광역시 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 이용대상 조항에 없는 내부규칙을 만들어 이용에 제한을 둔 점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릴 것과 승차거부를 했던 두리발 차량 기사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또한 장애인콜택시 두리발을 위탁하고 관리, 감독하는 부산시에 빠른 진상 파악과 시정 조치를 내려 더 이상 장애인들이 불이익과 차별대우를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부산광역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와 통화했다. 관계자는 “이용자에 대한 판단은 우리가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사들의 이야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때도 기사분이 보기에 위험하다고 생각해 콜센터에 문의하느라 시간이 지연된 것 뿐, 결국 콜택시를 타고 갔으니 승차 거부를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종종 기사분들이 문의를 하시는 경우가 있다. 침대형 휠체어에 누워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거나 그 외에 운행 중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용자일 경우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알려진 것처럼 그런 분들에 대해 승차가 안 된다는 내부지침은 없다. 그러나 보호자도 없는 경우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곤란하므로 그런 경우 가능하면 앰뷸런스를 이용할 것을 권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