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당사자들이 만드는 토론회

제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에는 지적장애인과 가족이 직접 참여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당사자 간의 교류의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22일에는 지적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토론자로 나서 차별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차별을 주제로 한 영화 ‘나의 친구’를 보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에는 전국지적장애인자기권리주장대회에서 수상한 김기현·신성칠·김시연·조현승 씨와 일본의 사사키 씨가 자리했다.

▲ 이날 토론회는 ‘차별보다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세요’라는 스스로 정한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 됐다.ⓒ정두리 기자
▲ 이날 토론회는 ‘차별보다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세요’라는 스스로 정한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 됐다.ⓒ정두리 기자
영화 나의 친구는 지적장애학생이 통합학급에서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는 차별과 따돌림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지적장애인이 유년시절 겪는 차별과 소외에 대한 생각을 나눈 시간은 변화를 촉구하는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토론장을 메웠다.

김기현 씨의 사회로 시작된 토론에서 신성칠 씨는 “영화를 보며 옛날에 겪었고 지금도 간혹 겪고 있는 일들이 생각났다.”며 “만화 ‘짱구’를 보면 액션가면이 나오는데 액션가면이 나와 왕따를 시킨 사람을 혼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장애인들도 꿈과 희망, 뜨거운 마음이 있다. 그러나 비장애인들은 우리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사회가 지적장애인을 이해하고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시연 씨는 “초등학교 때는 괴롭힘을 당했고, 중학교에서는 외톨이었다. 고등학교 때도 친구가 없었고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였다.”고 학교 생활을 회상했다. 이어 “사람들이 자기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지적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나를 차별하고 괴롭히는 것은 내가 지적능력이나 행동이 느리다는 것을 아기 때문이다.”라며 “지적장애인들도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연 씨는 지금 복지관에 다니며 직업교육을 받아 한 회사의 사내 카페에서 2년째 일하고 있다. 시연 씨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니 회사에서 격려를 해줬다.”며 “장애를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승 씨는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적장애인을 만나면 차별이 아니라 동행으로 환영해 달라.”고 말했다.

사사키씨는 “영화에서는 선생님이 지적장애인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처럼 나오지만 사실 선생님도 지적장애인이 통합학급에서 공부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도움을 줘야만 하는 사람인 것처럼 지적장애인이 없는 곳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적장애인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우리를 맞이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차별보다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세요’라는 스스로 정한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 됐다. 

▲ 토론회에 참석한 지적장애인당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두리 기자
▲ 토론회에 참석한 지적장애인당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두리 기자
▲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적은 메시지. ⓒ정두리 기자
▲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적은 메시지. ⓒ정두리 기자
▲ 지난 22일에는 지적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토론자로 나서 차별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정두리 기자
▲ 지난 22일에는 지적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토론자로 나서 차별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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